[소비자경제=최빛나 기자]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편의점 매출 규모가 20조원을 돌파하는 등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도시락 등 간편식 시장이 급성장하며 편의점에서 간식거리가 아닌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12월 산업통상자원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7년 11월 편의점 매출에서 식품의 매출은 52.4%에 달했을 정도다.
 
그렇다면 편의점의 어떤 제품들이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했을까? 앞으로 편의점 식품은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할까?
 
◇ 잡화는 H&B 스토어와 균일가 생활용품숍에서, 식품은 편의점에서
 
편의점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식품(54.2%) 및 담배를 포함한 기타 품목(41.1%)이다. 생활용품(3.7%)과 잡화(1%)의 매출 비중은 미미하다. 실제로 편의점에서는 생활잡화부터 상비약까지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고 있지만 주요 매출은 식품 쪽으로 무게가 기울고 있다.
풀무원 이대범 편의점 영업담당에 따르면 이러한 매출 변동의 이유로 크게 두 가지 요인이 꼽힌다.
 
하나는 생활잡화의 주 소비처가 H&B 스토어(Health and Beauty store)와 균일가 생활용품숍으로 변화했다는 것. 생활잡화를 취급하는 다양한 매장들이 생겨나면서 굳이 편의점에서 비싼 값을 주고 구입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두 번째는 가정간편식과 편의점 제품의 고품질화다. 가정간편식은 1인 가구 타깃으로 소포장과 편리한 조리법을 내세운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외식 못지 않은 간편식들이 속속 출시되며 평일 중 마트에 방문할 시간이 부족한 맞벌이 부부도 가정간편식을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편의점에서 신선식품이나 냉장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편의점 PB 상품 출시, 주요 식품 기업들의 편의점 전용 상품 개발과 함께 ‘인스턴트식’으로 여겨졌던 편의점 제품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 마트나 백화점에서 구매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고품질의 간편식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편의점족에게 매력으로 다가서고 있다.
 
◇ 편의점에서는 간단, 빠르게 조리 가능한 간식류가 가장 인기  
   
2017년 풀무원의 편의점 매출은 약 530억원에 달한다. 효자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제품은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간식류이다.
 
풀무원이 CU와 공동 개발한 PB상품인 ‘자이언트 떡볶이’는 푸짐한 양과 매운 맛으로 품귀현상까지 빚으며 인기를 누렸다.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간편하면서 제대로 된 간식이 완성되는 ‘올바른 브리또’도 인기 제품.
 
“특히 오피스 밀집 지역과 강남, 대학가 등 유동인구가 많고 소비심리가 강한 지역의 매출이 높다. 또 다가구가 사는 외곽지역보다는 소가구가 많은 도심에서 다양한 간편식의 판매가 높다” 간편식 중에서도 우동, 브리또 등 전자레인지 조리 제품은 주로 동절기에 인기가 많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두부와 콩나물의 매출이 높다는 점. 흔히 요리용 두부나 콩나물은 마트에서 구입하는 품목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1인 가구의 경우 직접 요리를 해 먹는다 해도 원재료를 소량으로 신선하게 구입하려는 니즈가 커, 편의점에서 필요한 만큼만 바로 구매하는 쪽으로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 편의점 먹거리의 성장… 신선식품과 냉장식품이 견인할 것
 
편의점 먹거리의 성장동력을 신선식품, 냉장식품에서 찾았다. 식품 중에서도 우리나라는 음료를 제외하면 상온보관제품의 매출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우리보다 앞서 편의점 문화가 발달한 일본 같은 경우에는 냉장식품, 신선식품의 구입 비중이 높다.
 
특히 냉장식품의 경우 건조 과정을 거치는 상온식품과 다르게 보다 풍부한 원물을 구현할 수 있어 전문점 수준의 간편식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관계자들은 편의점 신선식품 또한 성장 가능성이 큰 카테고리로 손꼽았다.
 
우리나라도 1인가구와 싱글족을 중심으로 편의점에서 24시간 간편하게 소포장 원물을 구입하려는 니즈가 커지고 있는 만큼, 두부, 달걀, 콩나물 등 요리 원재료의 편의점 구매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망. 

편의점은 짧은 제품회전주기로 인해 신선한 식품을 구매하는 데에 더 유리한 채널이기도 한 만큼,  믿고 먹을 수 있는 냉장, 신선식품을 제공하며 시장 파이를 키워가는것이 중요하다. 
 
관계자는 "1인용 샐러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스틱야채 등 신선한 제품을 편의점에서 더 편리하게 만나볼 수 있는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소포장으로 즐기는 색다른 맛과 언제든 구매할 수 있는 편리함으로 소비자의 일상 깊숙이 들어온 편의점 먹거리.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편의점 먹거리는 별식, 간식을 넘어 우리의 식탁까지 점령하고 있다. 여기에 직접 만든 요리 못지 않은 냉장, 신선식품의 성장이 예상되는 2018년. 편의점의 차세대 경쟁 상대는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마트가 아닌 식당 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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