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인재 기업가정신에 답이 있다' 저자와의 대화

취업 스쿨링 수업에 참여하는 청년 쥐업준비생들이 별도의 멘토 강연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다.((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권지연기자] 예비사회적 기업인 '쉼표와 느낌표' 김미란 대표이사는 365일 중 360일 쯤 대학생과 청년들을 만나는 20년차 베테랑 강사다. 

그는 경북대학교에서 창업지원 강의도 맡고 있다. 최근 ‘기업가 정신 교육’을 주제로 박사 논문을 쓰고 연구하면서 대학 교재로 활용할 도서 ‘미래인재, 기업가 정신에 답이 있다’를 지인들과 함께 발간했다.

‘기업가 정신’은 미국의 경제학자인 슘페터가 강조한 것으로 미래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정확하게 예측하고 변화를 모색하는 능력과 정신을 말한다.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떠오른 지금. 우리 정부가 주목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김미란 대표와 일문일답을 통해 기업가 정신이란 무엇인지, 좀 더 심층적으로 알아보자.

‘미래인재 기업가 정신에 답이 있다’의 공동 저자다.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미국의 경영학 수업 중에는 ‘기업가 정신학’이라는 과목이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벤처경영학과를 둔 몇 몇 대학교에서 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고등학교에서 기업가정신을 교육하기 시작해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정규 교과목으로 편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재 경북대학교에서 창업지원교수로 강의를 하고 있는데 기업가 정신이 무엇인지, 제대로 연구한 사람이 없다. 학교의 요청으로 교재개발을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그 범위가 넓은데다 교재를 만들다보니 제대로 다루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시간이 더 오래 걸렸지만 책으로 내게 됐고 따로 홍보는 안했는데도 현재 교재로 쓰겠다고 하면서 경북대학교를 포함한 대학 8곳에서 교재로 가져갔다. 기업가 정신을 가르치는 교수들의 막막함을 알 수 있었다.

- ‘기업가 정신’이라고 하면, 워낙 일을 많이 시키는 한국의 정서상 얼핏 들으면 ‘내 회사란 마음으로 죽도록 일하라’는 메시지가 함축돼 있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기업가 정신’이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정리하면 ‘실패도 경험’으로 생각할 수 있는 도전정신에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에는 학교에서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할 때 실패한 프로젝트를 사와서 성공시킬 수 있도록 도전해보는 과정이 있다고 한다. 이런 것이 한국과 큰 차이다.

무모한 도전이라도 해 봐야 창의적인 사고를 몸의 근육처럼 만들어갈 수 있다. 실패를 한 번의 성공보다 더 큰 경험으로 생각할 수 있는 자세가 내가 생각하는 기업가 정신의 기본이다.

또한 기업가 정신이라고 하면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만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리더십과 창의적인 사고력, 혁신적인 도전 정신 등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하자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실패해도 괜찮다는 것을 어릴 때부터 알려줄 수 있어야 한다. 늦은 감은 있지만 대한민국이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업가 정신’을 기르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시스템과 교육 환경에서도 변화가 따라야 할 것 같은데 어떤가?

- 맞는 말이다. 4차 산업혁명이니 인공지능이나 AI 관련해 말은 많이 하지만 이런 것들을 무모하게 도전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는 형성이 안 되어 있다.

아무리 취업 트랜드가 바뀌고 4차 산업혁명에 맞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을 해도 여전히 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업은 교사, 의사, 공무원이다. 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의 톱10 기업을 살펴보자.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등인데 100%가 창업기업이다. 중국은 톱10 기업 중 1곳만 상속 기업고 9개 기업이 창업기업이다.

반면 한국은 어떤가. 한국은 톱10 기업이 모두 상속기업이다. 한국은 문화적인 토양 자체가 창의적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기가 어려운 구조다.

여기에 주입식으로 교육받으면서 ‘실패하면 안 된다.’ ‘정답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이 심하다. 이런 분위기와 문화 속에서 도전정신이라는 것이 생길 수가 없다. 당연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용해볼 생각도 못한다.

페이스북의 창시자인 마크저커버그가 “싸이월드를 벤치마킹했다”고 당당히 말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기업들이 낸 아이디어가 무척 뛰어나지만 세계적인 인지도를 못 얻은 것은 대한민국의 고질적인 병폐이기도하다.

4차 산업 혁명이니 AI니 인공지능이니 말만하고 제대로 된 솔루션을 제공해주지 못하면 학생들에게 겁만 주는 꼴이 된다.

단순히 “열심히 해라.” “기업가 정신을 가져라”라고 말만 하지 말고 학창시절에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학창시절 내내 암기 위주의 공부만 하다가 갑자기 사회에 나가서 창의적인 인재가 중요하다고 말하는데 청년들은 얼마나 당황스럽겠나. 초 중 고등학교, 대학시절에 모험정신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과과정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런 시도들이 학교에서 이제 시작 단계인 것 같다.

- 교육환경에 변화는 일고 있다. 일반 사회교과서에도 도전 정신을 발휘한 외국의 사례나 창의적인 사고를 발휘했던, 또는 실패의 과정을 밟으면서 굴복하지 않고 도전해서 업적을 이루어냈던 사례들이 실리고 그런 사례 중심으로 과제를 풀려는 노력들이 시도되고 있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는 본다. 그 일환으로 학교 교육과정에 비즈쿨이라는 것도 도입됐다. 호주나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된 것인데 학생들이 팀을 짜서 회사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학생들이 각자 역할도 정하고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현재 처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제품과 서비스가 필요한지도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제품을 그 얼마에 팔아야 할지에 대한 경제적 원리도 생각해 보고 이익이니 매출이니 이런 단어들도 접해볼 것이다.

회사를 끌고 가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관념도 갖게 된다. 이런 것들을 실험적으로 해보는 것이 비즈쿨인데 여기에도 1차 과목으로 기업가 정신이 들어간다.

꼭 성인이 되어 창업을 하지 않더라도 이런 경험을 학창시절에 갖게 해주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당분간 시행착오도 겪겠지만 앞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은 창의적으로 문제 해결하는 능력을 배워갈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갖고 있다.

교육은 백년대계라는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취업 트랜드가 변하면서 교육정책도 바뀌는 것 같다.

- 정부가 바뀔 때마다 취업 트랜드가 변화하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영어면접이나 글로벌화가 강조되다가 인성이나 창의성, 셀프 리더십이 강조됐다.

전 정부의 트랜드는 꿈, 끼, 재능발견이었다. 그래서 자기주도 학습이나 진로교육을 섬세하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 전 정부의 방침이었다.

현 정부는 일자리 창출이 가장 큰 화두다. 게다가 인력난이 심해지면서 창업의 중요성도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제 창업도 취업처럼 대학 실적으로 카운팅 된다.

국가적으로도 창업 지원 규모가 커졌다. 당연히 강의의 수요와 요구도 그쪽에 맞춰진다. 취업 캠프를 하더라도 전에는 커뮤니케이션스킬이나 스피치 교육이 일반적이었다면 요즘은 창의 사고력 증진이나 창업분야의 강의 의뢰가 많이 들어온다.

정부 정책이 일자리와 창업을 중시하면서 보여지는 수치를 더 중시하는 경향도 커질 것 같아 우려된다. 어떻게 보고 있나?

- 학령인구가 줄면서 대학 간의 경쟁도 심해졌다. 예전보다 취업률이 대학의 존폐를 좌우한다. 그러다보니까 취업을 잘 시키기 위해 아이들에게 필요한 콘텐츠들이 섬세해지고 니즈가 다양해졌다. 

그래서 전에는 면접 교육이 다였다면 이제는 창의 사고나 SNS셀프 포트폴리오나 프리젠테이션도 세분화되고 있다. 취업 관련 강의 시장이 커진 것도 맞고 수치 중심으로 가는 것이 우려되는 것도 맞다.

그래서 멘토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다. 학교 차원에서는 실적을 중시하더라도 학생들에게는 바람직한 선택권을 주는 교육으로 갈 수 있도록 강사, 즉 멘토들이 노력해야 한다.

나는 경력단절 여성을 양성해서 고급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일도 하고 있다. 강사 전문 양성 교육 분야는 그간 거품이 심했다고 생각한다. 조금은 보편화되면 좋겠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사명을 생각하고 강사 양성 과정에도 힘을 쏟고 있다.

스팩만 좋은 사람들이 아니라 콘텐츠에 대한 깊이와 실력을 갖춘 강사들이 많이 나오면 우리 아이들이 훨씬 더 질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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