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지연 기자

[소비자경제=권지연기자] 기독교에서 말하는 사순절이다.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부활하기 전 40일간을 기독교인들은 주님의 십자가 고난을 생각하며 회개하고 기도하며 금식하는 등, 절제하는 기간으로 보낸다. 

예수가 세상에 보여준 마음은 분명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이었지만 오늘날의 기독교의 자칭 지도자들은 자신을 사랑하기에 급급하다. 자신을 지극히 사랑함으로 기독교는 기업이 되었고 목사는 정치꾼의 모습으로 때론 아첨을 일삼고 분열을 조장한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 ‘가짜뉴스와 전쟁’을 선포한 지 한 달 만에 449건의 고소·고발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중 교회중심으로 가짜 뉴스가 유포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밝혀져 경악케 했다. 

인간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종교의 폭압과 맹신하는 성도들. 그 쌍방 간의 박자가 잘 맞아 떨어지기에 가능한 일이다. 종교가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잿밥에 마음이 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목사들의 설교도 판매와 소비의 형태로 전락했다. 실제로 ‘설교패키지’라는 이름으로 설교를 묶어 판매하는 메일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메일함을 채우기도 한다. 

설교 장사로 교회가 쌓은 부의 축적은 거의 대부분이 세습으로 이어진다.  한국교회가 한국재벌과 같은 꼴로 가는 증거다. 
 
'부자(父子) 교회세습'으로 JTBC를 비롯한 일반 언론의 관심까지 한 몸에 받은 강동구 명일동의 대형교회의 사례를 보자. 세습이 아니라 승계로 봐달라고 하니 일단 세습문제를 차치하고라도 그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사랑’을 이야기하는 교회에서 일어날 법한 일인지 눈과 귀를 의심케한다. 

지난해 11월 12일 위임예배에서는 세습반대를 외친 성도가 머리채를 잡혀 끌려 나가고 현장에서 취재하는 기자가 폭행을 당하는 등의 행태를 보여 더욱 논란을 키웠다. 

뿐만이 아니다. 한국교회와 한국재벌의 닮은꼴은 언론 통제에서도 엿볼 수 있다. 130만 소비자를 보유한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선거무효 판결이 내려진 감독회장(전명구 감독회장)이 내부 비판으로 감리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소속 교단지 기자들을 모두 징계처분했다. ‘내가 무너지면 감리회가 무너진다’는 볼썽사나운 구호를 외치면서 말이다. 

이재용이 무너지면 삼성이 무너지고 삼성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이 망할 것처럼 떠드는 비논리를 뛰어넘는다. 대한민국의 언론, 사법을 완벽하게 통제해 온 대기업보다도 더 기업 같아진 종교의 막강한 힘을 느낄 수 있다. 

사순절이다. ‘나’를 완전히 내어줌으로써 부활의 영광에 이른 예수, 그리고 ‘나’를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자칭 예수를 따르는 이들 사이에서 어떤 공통점도 찾아보기 힘들다.

종교는 한 사회의 모습을 축소해 보여준다. 인간 양심의 마지막 보루이기도 하다. 이제  대기업보다 더 기업화된 교회에도 똑똑한 소비자로서의 의식이 필요해진 것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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