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 2018.05.23  update : 2018.5.23 수 21:46
소비자경제신문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법률칼럼
[박재형 칼럼] 미투운동의 양면
해마루 박재형 변호사

[소비자경제신문=칼럼] 2017년 10월 미국 헐리우드의 유명 영화제작자인 허비 웨인스타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였다는 여배우들이 소셜 미디어에 “#Me Too”라는 해시태그를 달면서 소위 미투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미투운동이 주목받지 못하였으나, 한 검사가 2018년 1월경 검찰 내부 통신망에 과거 검찰 간부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었던 사실을 공개하고, 이후 텔레비전 인터뷰에까지 출연하여 자신의 피해사실을 공개한 것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미투운동이 크게 확산되기 시작하였습니다.

특히 노벨상 후보로까지 거론되던 문인을 비롯하여,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유명 연예인, 문화․예술계 인사들 다수가 미투 운동에 의해 성범죄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대중들은 큰 충격을 받고 있습니다. 송강호가 살인의 추억에서 김상경에게 날라차기를 하며 했던 말, “여기가 강간의 왕국이야?”라는 말이 수시로 튀어나오는 상황입니다.

사회적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권력을 이용해 성범죄를 저지를 경우, 그 피해자는 피해사실을 공개하고 가해자의 처벌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피해자가 성범죄 피해 사실을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수치심을 느낄 수 있고, 이에 더하여 가해자가 권력을 이용하여 보복을 할 수 있으며, 가해자의 권력범위에 있는 사람들도 피해자를 돕기 보다는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가해자의 편에 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유명 연극단의 연출가는 오랫동안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여 자신의 극단 단원들 다수에게 성범죄를 저질러 왔고, 단원들은 이를 보고도 모른 채 하거나 오히려 방조해왔음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권력형 성범죄의 속성으로 인해, 피해자는 범죄 폭로로 인해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의 커리어를 모두 잃고 직업을 그만 둘 각오를 하지 않으면, 실명으로 범죄피해를 밝히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성범죄 피해를 밝히는 것은 가해자의 처벌을 구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고 사회에 만연해 있는 권력형 성범죄를 근절시키는데 일조하는 매우 용기있는 행동입니다.

따라서 사회는 이와 같은 미투운동 참여자들을 보호하고, 오랫동안 범죄 피해로 인해 고통 받았던 사람들이 자신의 피해를 밝힐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보입니다.

다만, 이러한 미투운동은 허위고백으로 인한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 수 있다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성범죄의 피해자임을 주장하며 인터넷 상에 가해자를 지목하여 공개하였으나 이후 그러한 피해 주장이 허위사실로 밝혀진 경우가 종종 있었고, 이 경우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은 결과적으로 아무 잘못이 없음이 밝혀졌음에도 회복할 수 없는 극심한 피해를 입게 됩니다.

이처럼 미투운동은 억울한 피해자를 발생시킬 여지 또한 다분하기에, 사회 구성원들은 이러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데는 우선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언론은 신빙성 없는 피해사실 주장은 가급적 기사화하지 말아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실명을 밝히지 않은 주장은 실명을 공개한 주장에 비해 신빙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기에, 언론은 원칙적으로 실명을 밝히지 않은 피해사실 주장은 보도를 해서는 안됩니다. 

또한 언론은 사실관계 확인을 하고,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에게 반론의 기회를 주어 피해 주장에 신빙성이 있는지 충분한 조사를 마친 후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될 때에만 보도를 하여야 합니다.

다수의 언론은 독자의 관심을 끌 수만 있다면 사실관계 확인 없이 피해 주장을 보도하고 있는데, 향후 그러한 피해 주장이 거짓으로 밝혀질 경우, 충분한 사실 확인 없이 보도를 한 언론은 이에 대해 엄격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나아가 언론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도 피해 주장에 대해 이성을 가지고 그 주장에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 판단하여야 합니다. 익명게시판에 구체적 사실관계 적시도 없이 게시된 글에 의해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을 성범죄자로 모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할 것입니다.

모쪼록 이번 미투운동의 확산으로 인해 권력형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고, 피해자들이 조금이나마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만 언론과 일반 독자들은 미투운동으로 인해 가해자로 몰려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는 억울한 사람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법무법인 해마루 변호사 

 

소비자경제신문  webmaster@dailycnc.com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소비자경제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칼럼
[윤대우 에세이] ‘거룩함’을 요구하는 시대

[소비자경제신문=칼럼] 30년 전 일이다. 중학교 2학년이었던 필자가 어느 날 아날로그 TV 채널을 돌리다가 희미한 영상 한 편을 발견했다. 옆집 전파가 잡힌 것이다. 영화는 '무릎과 무릎사이'. 제목도 이상했지만 내용은 당시 충격적이었다. 넋 놓고 끝까지 봤다.얼마나 쇼킹을 받았던지 사춘기 시절 한동안 볼펜이 잡히질 않았다. 지금이야 훨씬 강도 높은 영화들이 비일비재하지만 수십 년 전 영화로선 파격적이자 충격적인 소재를 담았다. 옆집에서 보던 방송이 잡히던 시절이었고 한 낮에 19금 영화를 동네 케이블 방송사에서 거

[이동주 칼럼] 미신과의 전쟁

[소비자경제신문 칼럼] 59세 여자 환자였습니다. 저에게 고혈압과 당뇨로 처방을 받던 환자분이었는데 이 환자분이 어느 때부터인지 병원을 방문하지 않았었습니다. 다른 곳에서 약을 받고 있나, 이사를 갔나 하던 차에 얼마 전에 그 분이 오랜만에 병원에 내원하였습니다.오랜 시간동안 그분이 방문하지 않았어도 제가 그분을 기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분이 워낙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신앙심이 깊은 분이다보니 같은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저에게 많은 동질감을 표하며 신뢰하셨던 분이었기에 제가 특별히 잊지 않을 수 있었

[박재형 칼럼] 미투운동의 양면

[소비자경제신문=칼럼] 2017년 10월 미국 헐리우드의 유명 영화제작자인 허비 웨인스타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였다는 여배우들이 소셜 미디어에 “#Me Too”라는 해시태그를 달면서 소위 미투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당시 우리나라에서는 미투운동이 주목받지 못하였으나, 한 검사가 2018년 1월경 검찰 내부 통신망에 과거 검찰 간부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었던 사실을 공개하고, 이후 텔레비전 인터뷰에까지 출연하여 자신의 피해사실을 공개한 것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미투운동이 크게 확산되기 시작하였습니다.특히 노벨상 후보로까지 거론되던 문

[데스크칼럼] 소비자 중심 금융개혁은 시대의 흐름이다

[소비자경제신문 칼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7일 결국 사의를 표명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했다. 신임 원장으로 임명된 지 보름 만의 일이다. 더불어민주당 19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출신인 김 전 원장이 금감원장에 임명된 이후 그는 보수 야당들의 눈엣가시였다.역대 금감원장은 초대 이헌재 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금융감독위원회로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으로 분리되기 전 대체로 국가 경제와 금융 정책을 책임져온 정부 부처와 기관에서 위원으로, 조직의 수장으로 활동했던 인사들이었다. 이에 반해 김 전 원장은 시민단체 출신의 비례대표

똑똑한 소비자의 중고차 매매법...계약서에 특약사항 명시해야

[소비자경제신문=칼럼] 중고차 매매를 하면서 중고차 판매자에게 모든 처리를 일임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판매업자들이 자기가 행정처리 절차 등을 다 처리해주겠노라고 말하면 소비자들은 그냥 믿고 맡기는 거죠. 그 중 하나가 과태료 등을 업자가 처리해줄 테니 중고차 판매비용을 깍아달라고 하는 경우입니다. 즉 자기가 차에 부과된 기존 과태료 등을 다 떠안는 조건으로 몇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중고차 판매가격을 깍는 경우죠.그런데 이렇게 과태료 등을 해결해주리라 믿고 중고차를 판매했는데 몇 달후 본인에게 과태료 고지서가 날아 오는 경우

[소비자원 기고] 디지털 금융 소외계층 위한 해법 마련 필요하다

[소비자경제신문=기고] 최근 시중은행이 수익성 증대를 위해 점포의 수를 축소하고 비대면 채널 거래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또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범하면서 소비자의 금융생활에 필수적인 소비자역량으로 온라인 뱅킹 이용 역량이 부상하게 됐다. 그러나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정보화 기기를 활용한 금융 소비생활 역량은 연령대에 따라 상당한 수준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작년 9월 스마트폰을 소지한 55세 미만 일반소비자 936명과 55세 이상 중고령자 553명을 조사한 결과, 최근 3개월간 스마트폰을 통한 온라인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