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최빛나 기자] 맥주는 맛뿐만 아니라 로고, 병 모양, 고유 컬러 등 각각의 브랜딩을 통해 제품의 특징을 표현한다. 그 중에서도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가장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것은 제품의 이름이다.
 
역사와 철학, 맛의 특징 등 이름에 숨어있는 속 뜻을 알아둔다면 맥주를 마시며 색다른 재미를 얻을 수 있다. 평범한 술자리에서 ‘맥잘알(맥주를 잘 아는 사람)’로서 매력을 뽐낼 수 있는 ‘맥주 네이밍의 비밀’을 파헤쳐본다.
 
◇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담은 
지역의 이름을 브랜드 명으로 그대로 가져온 로컬 맥주들은 지역색을 살린 제품 차별화 전략을 통해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특색 있는 맛을 전달한다.
 
독일 정통 밀맥주 에딩거(Erdinger)는 독일 에딩(Erding)의 지역명과 ‘~로부터’라는 뜻의 독일어 ‘er’이 합성된 말이다. 예부터 물이 좋기로 유명한 에딩 지역의 최대 규모 밀맥주 양조장에서 독점으로 제조하는 지역 대표맥주로, 원료 역시 인근 지역인 세계 최대 홉 생산지 할러타우 지역의 홉만을 사용해 130년째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에딩 지역 대표 맥주 축제인 ‘헙스트페스트(Herbstfest)’도 매년 개최하며 지역의 맛과 문화를 동시에 전파하는 진정한 로컬 맥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시카고 로컬 수제맥주인 구스아일랜드는 시카고강 위의 ‘거위섬’에 위치한 양조장에서 생산된다는 특징을 반영해 '구스아일랜드'로 이름 지어졌다. 클래식 5종이라고 불리는 구스아일랜드의 대표 맥주 5개 중 하나인 ‘312 어반위트에일’은 시카고의 지역번호 ‘312’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명명하며 출신을 강조했다. 또한 모든 제품의 양조에 가장 중요한 원료인 물 역시 시카고 내에서 정수처리를 거친 물만 사용해 미국을 대표하는 맥주로 자리매김 했다.
 
◇ 창립자의 이름로 
창립자의 이름을 전면으로 내세운 맥주들은 브랜드의 철학과 창립 정신을 이어오며 자존심을 뽐낸다.
 
하이네켄은 창립자 ‘헤라흐트 아드리안 하이네켄’의 이름에서 제품명을 따왔다. 현재까지도 하이네켄이 처음으로 제품을 생산할 당시에 개발한 ‘하이네켄-아(Heineken-A)’ 효모를 제조 공정에 사용하는 등 제품 곳곳에 창립자의 초심이 묻어 있다. 뿐만 아니라 하이네켄이 최초로 맥주를 만들기 시작한 네덜란드의 양조장은 현재 박물관으로 운영하며 창립자와 함께 해온 브랜드의 역사와 업적을 유산으로써 기리고 있다. 
 
일본 맥주 산토리도 제품명에 창립자의 이름과 브랜드 역사가 녹아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창립자 ‘토리 신지로’가 일본 최초의 싱글몰트 위스키를 출시하며 기존 제품인 포트와인의 색을 태양에 비유해 선(Sun)이라 하고 여기에 자신의 성 ‘토리’를 붙여 판매했다. 성장 이후, 그는 회사명을 산토리를 변경하며 맥주 분야로 진출, 회사 이름이 곧 제품인 산토리 맥주가 제품력을 인정받아 대표 제품으로 자리하며 창립자의 이름을 빛내게 되었다.
 
◇ 제품의 장점을 
국내 맥주 브랜드들은 제품의 강점을 담는 동시에 소비자들이 친근하게 느낄만한 쉽고 강렬한 단어로 재구성해 제품명을 각인시키는 경우가 많다.
 
카스는 생기 넘치고 톡 쏘는 특유의 맛을 표현하면서 제품의 기술력과 강점을 담았다. 빙점여과, 최첨단 기술, 부드러운 맛, 소비자 만족에서 앞 글자를 따왔다.
 
클라우드는 100% 몰트로부터 비롯되는 밀도 있고 풍성한 거품이 뭉게구름을 연상케 한다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으로 제품의 특장점을 이름으로 표현한 사례다.
 
숙성 원액에 물을 타지 않고 그대로 발효 원액을 담아내는 오리지널 그래비티공법을 국내 최초로 적용하여 우리나라 대표 맥주가 되겠다는 브랜드의 일념을 나타내기 위해 클라우드(Cloud)의 첫 자이 알파벳 ‘C’ 대신 ‘KOREA’의 ‘K’를 사용해 제품에 대한 자긍심을 드러냈다.
 
주류 관계자는 “각 맥주 브랜드 별로 특색 있는 맛과 추구하는 철학 등은 사실 제품명에 모두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며 “브랜드 네임에 숨겨져 있는 다양한 스토리를 알고 마시면 맥주를 더욱 맛있고 즐겁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