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콘드리아 비정상이 원인… 항산화 물질이 중요

(왼쪽) 정상 미토콘드리아 (오른쪽) 모야모야병 환아의 비정상적 모양 미토콘드리아 (출처=서울대병원)

[소비자경제=곽은영 기자] 그 동안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던 모야모야병의 원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구명됐다.

서울대어린이병원 김승기 교수팀(서울의대 묵인희, 삼성의료원 최정원)은 모야모야병이 생명체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을 생성하는 세포 내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와 관련 있다고 밝혔다.

‘모야모야’는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가는 모양이란 뜻의 일본어로 모야모야병은 특별한 이유 없이 머릿속 동맥 끝부분인 전대뇌동맥과 중대뇌동맥에 협착이나 폐색으로 혈관 이상이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모야모야병 환자는 일본에서만 매년 약 200명 발생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연간 약 100명이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동남아시아와 서양에서는 환자가 거의 없다. 발병 연령을 살펴보면 10세 이하 소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30대 중반 성인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소아에서는 뇌허혈이 성인에서는 뇌출혈이 흔하다.

현재까지 모야모야병의 진행을 막는 내과적 치료는 없으며 뇌경색과 뇌출혈을 예방하기 위한 수술이 유일하다. 적절한 시기에 진단과 수술을 받은 경우 80% 이상에서 추가적인 신경학적 증상이나 결손 없이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모야모야병 환아와 정상인 각각 5명의 말초혈액을 채혈해 혈관내피전구세포를 분리 배양한 후 미토콘드리아를 비교 분석했다. 혈관내피전구세포는 혈관 형성에 관여하는데 이 세포의 기능 이상이 모야모야병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왔다.

분석 결과, 모야모야병 환아의 혈관내피전구세포 미토콘드리아는 모양이 비정상적이고 산소소비 기능이 매우 떨어지며 활성산소 발생이 증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활성산소는 몸에 들어간 산소가 산화 과정에 이용되면서 여러 대사과정에서 만들어져 생체조직을 공격하고 세포를 손상시키는 산화력이 강한 산소를 말한다.

연구팀은 또한 모야모야병 환자의 혈관내피전구세포에 항산화 물질을 투약했다. 그 결과 미토콘드리아 형태가 정상화되고 산소 소비도 증가하며 혈관 생성 능력이 높아져 세포 기능이 정상적으로 회복됐다.

김승기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신경외과 교수는 “모야모야병 발병 원인의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며 “모야모야병에서 활성산소와 이에 대응하는 항산화 물질의 역할이 중요함을 밝혀 향후 모야모야병의 약제 개발의 발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에 기반한 모야모야병 진단 방법’이라는 진단 도구를 개발해 국내 특허를 등록했다. 이 도구로 쉽게 모야모야병 진단이 가능해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 동안 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았던 질환인 만큼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모야모야병의 치료제 개발의 성공도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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