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pixspot.xyz)

[소비자경제=최빛나 기자] 뷰티업계가 소비자들에게 편리함을 주기 위함이라는 목적으로 IT 기술을 뷰티와 접목, CJ올리브영, LG생활건강 네이쳐컬렉션, 신세계 시코르 등의 오프라인 매장에 뷰티 스마트 기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를 사용하는 이도 많이 없을뿐더러 사용한 소비자들의 반응도 대체로 싸늘했다.

소비자 A씨(23살)는 <소비자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기계로 체험하는 것 보다 직접 발라보는 게 더 확실히 비교할 수 있다"

또 다른 소비자 B 씨(28살)는 "내 얼굴에 맞는 제품을 선택해 준다는데 막상 그 제품을 직접 테스트 해보니 어울리지 않았다"라며 "참고는 하겠지만 의존을 한다던가..굳이 필요성을 느끼진 않는다"라며 회의감을 내비췄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CJ 올리브영과 LG 생활건강의 네이처컬렉션 강남과 신세계 시코르에서각각 다른 스마트 스토어기기를 도입했다.

올리브영 강남본점에는 메이크업 플레이그라운드에 소비자들의 피부를 체크하고 피부 상태에 맞는 메이크업 제품을 추천해주는 태블릿 4대가 설치돼있다.

네이처컬렉션 강남에는 인공지능 메이크업 분석 앱이 내장된 스마트 기기로 소비자의 얼굴을 촬영해 얼굴에 맞는 메이크업 제품을 추천해준다. 

각 매장에서 만난 소비자 C(27)씨는 <소비자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호기심에 기기를 사용해 보고 싶어서 체험해 봤는데 결국 직원들의 도움이 필요했다"라며 "그렇게 직원과 소통하는 것 보다 빠르게 스마트 폰으로 찾아서 테스트 해보고 구입하는 게 더 빠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 D씨(21)은 "기기 앞의 점원이 '한번 테스트해보세요'라고 하길래 잠깐의 호기심으로 테스트 하니 립 제품을 두 개 추천해줬고 그 제품을 가져와 소개 해주는 점원 때문에 거절 못하고 끝까지 들었다. 점원이 직접 테스트해주고 기계가 추천해준 제품을 사느라 편하게 이어폰 끼고 구경하고 싶었던 시간을 놓친 것 같아서 아쉬웠다"라고 전했다.

이들은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위함이라고 선보였던 뷰티스마트 기기가 현재 소비 트랜드인 '언택트소비(Untact•비접촉)'에 오히려 방해된다고 입을 모았다. 

IT와 뷰티를 접목한 '4차 산업혁명을 주도'에 집중, '신기술 성장' 등을 대대적으로 강조한 뷰티업계들의 이러한 실험이 무용지물 될 수도 있을 위기상황에 놓였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아직은 대체적으로 시범 운영을 하는 곳이 많다. 소비자들의 반응을 보고 확대할 방침이다"라며 "한국은 일본, 프랑스와 다르게 뷰티 시장이 급 성장 했기 때문에 국내 뷰티 업계들은 모든 것을 열어 놓고 다양한 각도에서 시범 운영하는 것 같다. 아직은 시기상조 일수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기계의 신뢰도를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소비자 A씨는 "터치로 촬영을 했는데 캐릭터가 나오면서 내 얼굴에 요즘 트랜드라는 매트한 빨간색과 자주색을 추천해줬다. 하지만 실제로 난 얼굴이 노란색이라 진한색이 어울리지 않는다. 매장 내의 조명에도 사람의 얼굴 색이 변할 수 있는 점은 기계가 못 잡는 것 같더라"

또 "제품을 추천해 주어 실제로 테스트제품으로 사용해 봤지만 기계에서 나오는 색과 내가 테스트 했을때의 색은 너무나 차이 났다"라며 "10년 전 스티커 사진기에서 나올법한 밀가루 범벅한 것같은 내 얼굴을 영상에서 보는 것 같아 낯간지러웠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피부 표현은 조명과 그날의 유분감, 수분에 따라 달라지지만 기기가 그 것을 파악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촬영했던 기계의 영상에는 결점 하나 없고 매끄럽게 변한 피부였고, 실제로 현장에서 기계가 추천한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의 얼굴은 영상 속과 180도 달랐다. 오히려 들뜨고 트러블도 가려지지 않았다.

이를 테스트한 소비자는 "달라도 너무 다른거 아니냐"라며 "스마트 기계도 결국 광고로 돌아가는 거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의 뷰티 플래그십스토어 시코르에는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추천해주는 키오스크가 들어서 있었다. 

신세계백화점 직원은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라며 "스마트 기기에서 추천해주는 제품을 사는 사람 보다 직접 테스트 한 후 사용하는 소비자가 거의 다"라고 말했다.

또 "키오스크가 추천해주는 제품이 메이크업 결정에 큰 효용성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 만난 자리에서 "만약 한국에서 큰 호응을 일으켰다면 오히려 이례적인 일로 이슈가 됐을 것"이라며 "단순히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소비자들의 반응을 보는 것이라면 괜찮겠지만 이를 더 확대해 방문한 소비자들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지나치게 치중한다면 오히려 매출 하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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