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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경제=신새아 기자] 우리나라 가계가 소득에 비해 보험료를 과다지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 보장을 위한 보험에 어느 정도를 지출해야 적당한 것일까.

최근 금융소비자연맹이 기획재정부와 물가실태 조사사업으로 진행한 ‘가계 보험가입 적정성에 대한 비교조사 연구’에 따르면 국내 가구가 매월 평균 100만원이 넘는 보험료를 납입하고 있으며 가구당 평균 12개의 보험 상품에 가입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험료는 세계 평균의 약 2배에 달한다. 세계 6위 수준이다.

매월 납입하는 보험료는 103만4000원으로 조사 대상 가구의 세전 월평균 소득 557만원의 18% 수준이라는 것이 금소연 관계자 측의 설명. 이 관계자는 “적정 보험료 수준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0%가 ‘소득의 5~10%’라고 답한 사실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가계 보험료 지출은 과도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납입 보험료가 가장 많은 보험상품은 연금보험으로 월평균 18만2000원이었다. 이어 저축성 보험(17만9000원), 변액보험(14만9000원), 장기손해보험(7만5000원), 실손의료보험(6만3000원) 등이 뒤를 이었다.

보험 가입 계기는 타인의 권유가 가장 많았다. 권유자로는 지인(35.8%), 설계사 친지(11.7%), 설계사(10.0%) 순이었다. 자발적 가입 비율은 18.2%에 불과했다.

◇금융소비자, 보험 ‘저축·목돈 마련’ 수단 여겨

이번 조사에 응답한 소비자 다수가 보험을 ‘저축 또는 목돈 마련’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응답자 중 76%가 실손의료보험, 사망보장보험 등의 경우 ‘잠재적 위험을 보장받기 위해’ 가입했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변액보험이나 저축 기능이 포함된 보험은 응답자의 66%가 ‘자금 마련’을 가입 목적으로 꼽았다.

특히 변액보험을 투자 상품으로 오인하고 있는 소비자가 다수였다. 변액보험은 보험사가 기금을 운용해 이에 따른 실적으로 질병 등을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이에 대해 조연행 금소연 대표는 “보험상품의 경우 금융투자상품이나 예·적금과 달리 보험료의 약 10%이상이 보험회사 사업비로 쓰이기 때문에 저축 기능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조 대표는 “변액보험의 경우 ‘연금 주는 종신보험’과 같이 특약 상품이 많은데 여러 기능이 합쳐진 보험 상품을 한 번에 든다고 좋은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보험 끼워 팔기’로 소비자가 특약 상품을 구입하면 노후 대비, 실손 보험, 종신 보험 등 자신의 목적에 맞는 보장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네 가구당 한 꼴로 보험에 대해 잘 모르고 가입한 결과 중도 해지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가입 소비자 27%는 최근 5년 이내 납입한 보험료의 손실을 감수하면서 보험해지를 한 경험이 있던 것.

이는 보험을 저축 수단으로 보는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중도해지를 경험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이미 납입한 보험료의 손실을 보는 불합리한 보험소비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소비자원 보험지원팀 오세헌 국장은 <소비자경제>를 통해 “보험 가입의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오 국장은 “적정 보험료는 연소득의 10% 이내다. 적정 보험료 표준 모델로는 30, 40대 자녀가 없는 가구가 연소득 3000만∼4000만원이라면 28만원이 적정 보험료다. 사망 8만원, 상해 8만5000원, 질병 7만원, 실손 2만5000원 등으로 보험료를 지출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험은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서이지 저축이나 목돈 마련의 수단이 아니다. 변액보험 같은 경우 운용실적이 좋으면 향후 지급되는 보험금 액수가 달라진다. 다른 금융투자상품처럼 소비자가 원할 때 투자이익을 받아볼 순 없다”며 “가구주의 나이를 비롯한 가구원 수, 가구 소득, 건강상태, 직업 등을 고려해 적정 보험료를 지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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