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평창동계올림픽에 울고 웃는 지역전통시장 상인들
[르포] 평창동계올림픽에 울고 웃는 지역전통시장 상인들
  • 권지연 기자
  • 승인 2018.01.10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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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특수라니요?...부동산 가격 올라 투기꾼들만 득봤어요"
KTX개통 후 방문객들이 부쩍 늘어난 강릉시 중앙성남시장. (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권지연 기자] 평창동계올림픽을 약 한달 가량 앞두고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고위급회담으로 해빙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전 세계의 관심이 한반도로 집중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개막식을 하루 앞두고 내달 8일부터 스키점프와 컬링 종목을 시작으로 17일간 15개 종목을 놓고 열전이 펼쳐진다. 경기장은 강원도 강릉, 정선, 평창 13개로 분산돼 참가국 선수단을 맞이할 준비가 끝난 상태다.

설상 종목인 알파인 경기장,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 보광 스노 경기장, 용평 알파인 알펜시아 스키·크로스컨트리·바이애슬론 센터는 정선에서 치러지고 빙상 종목은 스피스스케이팅 경기장, 강릉 아이스 아레나, 강릉·관동 하키센터, 강릉 컬링 센터강릉 등에서 열릴 예정이다.

◇ 평창올림픽이 미칠 지역 경제효과는?

이희범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 개최하면 강원지역에 32조 2000억원의 경제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보다 훨씬 더 큰 수치인 64조원의 경제 효과를 예측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적자를 면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실제로 2017년 3월 확정된 4차 예산 조정에서는 세입 2조 5천억 원, 세출 2조 8천억 원으로 3천억 원 적자가 예상됐다. 올림픽 개최비용만 놓고 볼 때 3천억 적자라는 것. 여기에 올림픽 이후 시설들의 사후 관리 문제까지 더해지면 적자는 더욱 불어날 수밖에 없다.

일단 초반에 저조한 관심도로 우려했던 고민은 어느 정도 해소가 됐다. 입장권 판매율을 보면 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올림픽 입장권 판매율은 동계올림픽이 65%를 넘어섰고 패럴림픽 입장권도 50%가량이 판매됐다. 홍보대사들의 활약과 서울- 강릉간 KTX 개통 등이 입장권 판매 열기를 불을 지핀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과 지역 관계자들은 동계올림픽으로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의 재방문을 유도해 관광객을 얼마나 유치하느냐에 역점을 두고 있다.

강릉시 관광과에 따르면 전체적인 관광객 숫자도 크게 늘었다. 2017년 4분기(10월-12월) 강릉지역을 찾은 관광객은 212만7080명이다. 전년 동기간(118만7929명)보다 79%증가했다.

평창의 관광객 숫자도 증가했다. 평창군은 2017년 평창 관광객 숫자를 558만2646명으로 잠정집계했다. 4분기(10월-12월)만 놓고 봤을 때는 147만9346명으로 전년 동기간(130만6949명)보다 17만2397명 증가했다.

이 때문에 지역 전통시장들도 관광객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강릉중앙·성남시장 손님 늘었지만 자릿세에 고민

“손님! 지금 자리가 없어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강릉중앙·성남시장에서 2대째 횟집을 운영하는 권경희(43) 씨의 칼놀림이 점점 빨라진다.

권 씨는 “KTX가 개통에 아이들 방학까지 맞물리면서 평소보다 손님이 3배 정도 증가한 것 같다”며 콧노래를 불렀다.

시장에서 25년째 장사한 채명숙(72)는 “나이도 있고 이제 장사를 접어야 하나 고민했는데 올림픽 앞두고 꼭 우리 집에 오는 게 아니라 해도 손님들이 북적이는 모습이 반갑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 번 온 손님들이 불친절이나 바가지요금 때문에 발길을 끊는 일이 없도록 하려고 상인들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에서 강릉으로 가족들과 나들이 겸 나왔다는 김희정(33세)씨는 “평소 차로 3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를 1시간 30분 만에 올 수 있어서 당일치기 나들이로도 부담이 없어 자주 와야겠다”고 말했다.

강릉중앙성남시장은 영동지역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재래시장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상가중심의 중앙시장과 점포중심의 성남시장이 힘을 합쳐 문화광광형시장육성 사업에 박차를 가했지만 손님은 좀처럼 늘지 않던 것이 KTX가 개통하면서 유입인구가 크게 늘어난 것.

물론 강릉중앙·성남시장 300여 개 점포가 다 잘되는 건 아니지만 지하1층 어시장은 어느 때보다 호황을 이루고 있다. 상인들의 바람은 한결같다. “이 열기가 동계올림픽 이후까지 계속 되는 것”이다.

손님이 증가하고 있지만 평창동계올림픽 효과가 상인들에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강릉지역 부동산이 2-3년 간 폭등하면서 전통시장 자릿세도 덩달아 오른 것.

강릉중앙시장 상인 정현교(47)씨는 “점포 한 칸(6평 반)의 월세는 평균 50만원이었는데 대부분 100만원 정도로 올려 받고 있다”고 말했다. 본인 가게가 아니면 손님이 늘어도 월세로 고스란히 빠져나가는 상황.

본격적으로 시장 현대화 사업을 해나가면서 고객유치를 위해서는 주차장 확충도 시급하다. 현재 시장에서 조금 떨어진 남대천 둔치에 주차장 확충을 하려 애쓰고 있지만 땅값이 오르면서 그것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한국감정원이 내놓은 자료를 봐도 지난해 강릉시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6.09%로 전국 평균 상승률 1.36%보다 4배 이상 올랐다.

강릉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토지비용이든 아파트든 상승 했다. 30평 아파트 기준으로 1-2년 새 5천정도, 신규아파트는 7천 정도가 상승했다”며 “서울 등지의 투자자들이 몰려든 결과”라고 전했다.

강릉에 사는 한 시민은 “부동산 값이 올라 외부에서 볼 때는 좋아보여도 투기꾼들만 좋은 일 시켜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장날인데도 불구하고 한산하기만 했던 평창올림픽시장.(사진=소비자경제)

◇ 평창 주민들, 평창동계올림픽에 소외감

55년부터 전통을 이어온 평창올림픽시장도 동계올림픽 개최지 확정된 후 평창 전통시장에서 평창올림픽시장으로 이름까지 바꿔가며 재래시장 살리기에 힘을 쏟았다. 시장의 주력상품은 메밀부치기 한 장에 천원 씩 판매된다.

하지만 장이 서는 날도 시장 안은 칼바람만 몰아쳤다. 시장 상인들은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면서 기대를 하긴 했는데 메인스터디움까지 한 시간이나 걸린다. 그러다보니 여기까지 발걸음 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평창송어축제가 한창이지만 휴식공간이나 편의시설이 너무 부족한데다 진행요원도 없어 불편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평창에서 나고 자랐다는 주민 김덕기(77)씨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평창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평창만의 문화와 즐길 거리를 확충하고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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