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로박터 프룬디균 유입…미숙아에 침투 

(사진=이대목동병원 홈페이지 캡처)

[소비자경제=오아름 기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숨진 신생아 4명의 사망원인을 놓고 수액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이 원인이었다는 추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료진이 주사제 등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슈퍼박테리아급 항생제 내성균인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유입됐고, 이것이 수액을 오염시켜 미숙아에게 침투해 패혈증을 일으켰다고 의심하고 있다.

패혈증이란 인체에 침입한 세균에 혈액이 감염되어 나타나는 전신성 염증반응 증후군으로, 빠른 시간 내에 사망할 수 있고 치사율이 40%에 달한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아직 역학조사와 경찰조사가 진행중인 만큼 사인을 세균 감염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숨진 신생아 4명 모두 동일한 수액과 주사제를 15일 맞았을 당시 아무 증상이 없다가 16일 오전부터 일부 환아가 고열 증상을 보였고, 이후 오후부터 동시다발적으로 심정지가 시작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는 앞서 18일 1차소견 발표 브리핑에서 “4명 중 3명에게서 항생제 내성균이 확인됐으나 4명이 81분 사이에 동시다발적으로 숨진 점을 세균 감염만으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균 감염에 따른 수액 오염만으로 동시다발 집단사망 원인을 좁히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대목동병원은 감염관리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병원의 전반적인 관리가 부실한 가운데 의료진이 세균에 오염된 채로 여러 아이를 만졌거나 아기용품이 균에 오염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망한 신생아의 혈액에서 균이 검출된 것으로 보아 의료진의 손이나 아기용품이 직접적인 감염의 원인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려우나 당시 신생아중환자실 상황, 과거 사례 등을 참작하면 쉬이 넘길 수 없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숨진 신생아 4명의 공통분모는 모두 완전 정맥영양치료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국과수는 1차 브리핑에서 “의료과실 및 항생제 과다투여, TPN에 쓰인 약재 오류 가능성을 모두 검토할 것”이라며 “어떠한 가능성이라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한영 서울과학수사연구소장은 “과량 투약하면 치명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약물들이 소아에게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 의무기록을 전제로 분석할 것”이라며 “퇴원 혹은 전원한 12명 다른 환아들의 완전 정맥영양치료 내역에 대해서도 조사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경찰이 이대목동병원 압수수색을 통해 감염 매개 가능성이 있는 의료기구들 일체와 관련 기록을 압수한 가운데, 국과수와 질병관리본부는 정밀감정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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