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비중 60.5%, 월세부담 전세자금 대출이자보다 2배 비싸

(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신새아 기자] 우리나라 임차가구 가운데 월세 비중이 60.5%에 달하고 서울 평균 월세 비용은 약 115만원으로 하우스푸어 가구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국내 주택임대시장에서 월세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주거비 부담도 계속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강정화) 물가감시센터(공동위원장 김천주·김연화)에서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전월세 동향 및 임차비용 상승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세의 경우 49.5%에서 39.5%로 축소된 반면, 월세의 경우 50.5%에서 60.5%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자료: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월세에는 보증금이 있는 월세, 보증금이 없는 월세, 사글세 등 포함)

2010∼2012년을 시점으로 전세와 월세 비율의 역전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저소득층 월세비중 가장 커, ‘어쩔 수 없는 선택’

자료: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월세에는 보증금이 있는 월세, 보증금이 없는 월세, 사글세 등 포함)

소득분위는 통계청이 우리나라 전체 가구를 분기 소득수준에 따라 10%씩 10단계로 나눈 지표를 말한다. 1분위가 소득수준이 가장 낮고, 위로 올라갈수록 높아진다.

월세 비중 증가 동향을 소득계층별로 보면, 지난해 1~4분위 저소득층의 경우 2006년보다 7.9%포인트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5~8분위 중소득층은 같은 기간 3.4%p, 9~10분위 고소득층은 불과 0.7%p 상승했다.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저소득층 임차가구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월세부담액, 전세보다 ‘월 53만원’ 더 내는 셈” 

이러한 월세 전환 가속화로 임차가구 주거비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서울의 평균 월세 부담액은 114만 9000원으로 전세부담액(전세자금 대출의 월 이자 부담액으로 산출)인 62만 1000원을 크게 웃돌았다. 월세부담액이 약 2배가 높은 셈.

보유현금이 1억 원 있다는 전제 하에, 서울 평균 전세금이 3억 5077만원이라면 보증금 1억 원을 제외한 2억 5077만원을 기준으로 전세자금 대출의 월 이자 부담액은 서울 평균 63만원이었다.

월세 전환율을 이용한 월세 부담액은 서울 평균 115만 원으로 나타나, 월세부담액이 약 2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방식으로 전국과 수도권의 월세추정액과 전세자금 대출이자를 비교·분석하면, 전국 월세부담액 평균은 전세부담액의 2.2배였으며, 수도권 월세 비용 평균은 전세의 2.0배였다.

◇전세가격 50% 넘게 치솟아…임차가구 주거비 부담↑

자료: KB 월간 주택가격동향조사(2017년 8월)-상승액은 2011년 12월 가격 대비 2017년 8월 가격 비율


가격 상승률은 전세가 매매를 크게 앞질렀다.

전국 평균매매가격은 2011년 12월 기준 2억 6092만원에서 2017년 8월 3억 초반대로 21.6%, 서울 평균매매가격은 4억 8576만원에서 5억 5566만원으로 14.3% 각각 상승했다.

반면 전국 평균전세가격은 1억 3616만원에서 2억 초반대로 56.1%, 서울 평균전세가격은 2억 2783만원에서 3억 5077만원으로 54.0% 각각 치솟았다.

특히 서울지역 아파트 평균전세가격은 2억 6371만원에서 4억 3409만원으로 65.0%나 뛰면서 임차가구 부담이 주택소유자에 비해 훨씬 큰 것으로 분석됐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은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최근 10년간 보증부월세, 월세 및 사글세 비중은 증가했지만, 주거안정을 위한 마땅한 정책이 없다”며 “특히 임차가구의 주거비 부담이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주거약자를 보호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민의 월세전환율이 증가하고 있어 주거안정을 위한 정책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주택임대사업자 의무등록제' 도입으로 임대주택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제도의 시급한 검토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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