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손태승 내정자 확정 vs NH농협, 인선 게걸음 ‘속도 차이’

 
[소비자경제=신새아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금융권 전반이 특혜채용 및 인사비리 등 부정이슈로 홍역을 치르면서 사정당국의 칼날이 금융권을 향하고 있다. 
 
이에 더해 금융권 수장들의 임기 만료까지 다가오면서 차기 수장 선임을 위한 금융권 수장교체 작업이 대대적으로 예고된 가운데 우리은행과 NH농협금융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위한 구체적 행보를 빠르게 이어나가며 금융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 손태승 차기 우리은행장 “능력 중심의 투명한 인사” 강조
 
(사진=소비자경제)
지난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은 국정원 직원, VIP고객 등 특정인의 인사 청탁을 받고 신입사원을 채용했다는 내부 문건이 공개되면서 이광구 전 행장은 책임을 지겠다며 11월 2일 자진 사퇴했다.
 
이에 지난달 30일 우리은행은 임추위 및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고, 손태승 현 선임부문장을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내정한다고 밝혔다. 손태승 내정자는 12월 22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제51대 우리은행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손태승 내정자는 1959년생으로 전주고, 성균관대 법학과, 서울대 대학원 법학 석사를 졸업한 후 1987년 우리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전략기획부장, 우리금융지주 상무, 글로벌사업본부 부행장 등을 거쳐 현재 선임 부문장으로서 은행장 업무를 대행 중이다.
 
우리은행은 이달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손 내정자의 인사단행에 대해 관심이 쏠렸다.
 
손 내정자 입장에서는 현재 우리은행의 논란을 잠재우고 직원을 단합시킬 수 있는 ‘투명한’ 인사와 조직개편이 절실하기 때문.
 
지난 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손 내정자는 출신 은행과 비율을 고려하지 않고 능력 위주로 임원 인사를 하겠다는 원칙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올해 말 대규모 인사에서 사전에 인사 원칙을 공개하고 인사를 단행하는 단계를 밟기로 했다.
 
특히 이번 임원 인사에서 핵심성과지표(KPI)를 기준으로 한 정량적 평가와 평판평가를 동시에 강화해 성과와 품성을 함께 보고 미래 임원인 본부장 인사와 임원 인사가 공정하게 시스템에 의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홍보팀 관계자는 <소비자경제>를 통해 "이르면 다음주 13일 쯤 손 신임 행장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행내 방송을 통해 인사 원칙과 기준을 사전 공개할 예정"이라며 "출신 은행과 관계없이 오직 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사를 시행하겠다는 방침과 함께 구체적 원칙이 공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임 행장 당시 소외된 실력자들이 이번 인사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동안 상업은행 출신 인사와 한일은행 출신을 동수로 배분했던 인사 관행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기존과 다르게 인사원칙을 먼저 공개해 계파갈등과 연관된 잡음을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전했다.
 
◇ NH농협, 은행장 자리 두고 ‘이례적 장기화’…왜?
 
(사진=소비자경제)
반면 NH농협은행은 아직 은행장 선임을 마무리 짓지 못한 상황이다. 
 
이경섭 은행장의 후임 농협은행장으로 이대훈 농협상호금융 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임추위가 계속 길어지고 있어 인선작업 ‘게걸음’에 의문이 일고 있다.
 
이경섭 현 행장의 임기 만료는 이달 말로 바짝 다가왔지만 차기 행장을 선출하기 위한 임추위가 갑작스럽게 두 번이나 연기됐고, 다음 임추위가 열리는 날짜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 임추위는 지난 4일 회의를 열고 차기 농협은행장의 압축 후보군을 확정할 계획이었지만 연기하고 비공식 회의만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농협은행장 자리를 두고 이견이 발생하고 후보군에 돌발변수가 발생하면서 정확한 내막은 공개하지 않은 채 농협금융지주 임추위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또 한편으로는 이대훈 전 농협상호금융 대표가 차기 행장으로 사실상 낙점됐고, 이 대표가  선임되기 위해서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문제 여부를 검토해야 하므로 당초 4일로 예정됐던 임추위를 연기한 것이라고 전해진다.
 
농협 관계자는 <소비자경제>를 통해 “중앙회와 금융지주, 농협은행장 등 인사가 동시 진행되어야 교차 인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선임이 지연되는 것 같다”며 “농협 측에서는 은행과 생명, 손보, 캐피탈 등 농협금융지주의 4개 계열사 최고경영자 인선이 동시에 이뤄져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농협은행장으로 거론됐던 후보들 대신 최근에 새로운 후보가 등장한 것은 사실”이라며 “공식 일정은 내년 1월1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인사 지연으로 인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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