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원 “예정이율 높은 과거 보험은 대출 받지 않는 편이 유리”

(출처=픽사베이)

[소비자경제=신새아 기자] 보험사의 보험계약대출인 이른바 '약관대출'을 이용하는 금융소비자가 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은행 대출을 옥죄자 보험사의 약관대출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하지만 이자가 시중금리보다 높아 소비자들의 부담이 높아진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보험사 약관대출은 보험의 보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보험가입자가 납부하는 보험료를 담보로 해지환급금의 50~95% 정도의 일정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대출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보험사의 약관대출이 급증한 이유는 정부가 가계대출을 단속하면서 은행의 대출심사가 까다로워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보험업계, 한도 대폭 늘리고 경품까지

최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55조 3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조 4000억 원 증가했다. 신규 이용건수는 연간 300만 건 수준에 이르고 있다.

또한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생명보험 업계의 약관대출 규모는 2017년 6월 기준 42조 6287억 원으로 1년 새 1조 5402억 원이나 증가했다.  전체 보험사 대출에서 약관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35.2%로 가장 크다.

실제 국내 생명보험업계 ‘빅3’인 삼성, 한화, 교보생명의 보험약관대출도 일제히 증가했다. 이번 3분기 기준 삼성생명은 지난해보다 1.5%, 한화는 3.0%, 교보는 1.3% 각각 늘었다.

이에 더해 보험사들이 약관대출 한도를 확대하며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보험료를 담보로 잡고 있어 떼일 위험이 없이 안전하고, 이자율도 높은 편이므로 상당한 수익율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

실제로 삼성생명은 지난 9월 모바일로 약관대출을 진행할 경우 이모티콘, 상품권을 증정하는 등 이벤트를 진행했다. 또한 동양생명은 약관대출 한도를 해지환급금의 최대 95%까지 확대하고, 기존에 약관대출 불가 상품이었던 종신보장 사망담보 특약은 특약 해지환급금의 95%까지 대출이 가능하도록 변경하며 보험약관 대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융소비자원 “보험업계, 가입자에게 사전 공지 미흡“ 지적

문제는 보험계약대출의 금리다. 이미 가입자가 지급한 보험료에 대한 계약이라는 담보가 있는데도 최대 10%에 달하는 높은 금리는 소비자들의 부담을 증폭시킨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시중은행의 예금담보대출에서 적용되는 가산금리가 1%대 이다. 하지만 보험계약대출의 경우 약 3배인 최대 3%대의 가산금리가 적용된다. 

현재 금리확정형 상품의 경우에는 보험약관대출 금리가 삼성생명 9.26%, 교보생명과 현대라이프는 8%대를 훌쩍 넘는다.

고금리의 약관대출 증가는 대출자의 상환부담으로 이어져, 결국 보험계약의 해약과 효력 상실의 위험이 커질 수도 있다. 보험업계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의 약점을 이용해 폭리를 취한다는 의견이 거세다.

금융소비자원 보험지원팀 오세헌 국장은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보험사들의 사전 고지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오 국장은 “현재 보험업계들이 금융소비자들에게 대출약관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은행 같은 경우 금리가 바뀌면 고지를 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이율로 인해 피해를 본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저금리, 낮은 이율로 책정된 보험 계약자들은 은행 적금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똑같은 보험에 가입한 사람이라도 예전 고금리 시절에 보험에 가입한 사람과 최근 저금리 시대에 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약관대출을 받을 시 이율적인 부문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약관 대출이자는 예정이율에 가산이율을 더하여 책정되기 때문에 예정이율이 높을수록 대출이자가 비싸지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것은 보험사의 대응문제다. 가입자에게 고금리시기에 보험을 가입한 사람이 약관 대출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려줘야 하는데 알면서도 알려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바가지 이율’을 낸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보험계약자가 급전이 필요하여 보험계약 대출을 받을 경우, 대출이자를 절약하기 위해서는 예정 이율이 낮은 최근 보험을 먼저 신청하고, 예정이율이 높은 과거의 보험은 대출을 받지 않는 편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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