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KBS)

[소비자경제=최빛나 기자] 국내 유통업계가 '포스트차이나'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드로 인한 위기를 기회로 삼아 중국 시장에 절대적으로 의존했던 데서 벗어나 성장 가능성과 잠재 구매력이 큰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으로 향하고 있다. 사드 보복이 역설적으로 기업들의 시장 다변화에 속도를 내게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현지 철수 피해를 입은 롯데는 인도네시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2008년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네덜란드계 마트 ‘마크로’ 점포를 인수한 이후 2010년 1호 매장을 냈다. 현재 도매형 매장 28개, 소매형 매장 15개 등 총 45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후 롯데백화점, 롯데리아, 엔젤리너스, 롯데면세점 등 주요 계열사도 시장에 합류했다. 누계 투자액은 1조2000억 원에 달한다.

인도네시아는 베트남과 함께 롯데가 동남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있는 핵심 지역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10월 인도네시아 재계 2위인 살림그룹과 손잡고 '인도롯데'를 설립, 지난 10일 온라인쇼핑몰 '아이롯데'를 공식 오픈 한 바 있다.

롯데는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베트남 진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자산개발이 2014년 9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선보인 해외 첫 초고층 복합빌딩 '롯데센터 하노이'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호텔 등이 입점해 있다. ‘초대형 복합단지’에 축적해온 식품•유통•건설•서비스 역량을 한데 모아 시너지 전략에 나선 것이다.

중국에서 철수하는 이마트도 베트남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마트는 2015년 12월 호찌민시 고밥 지역에 베트남 1호점을 오픈했고 현재 2호점 개장을 준비 중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9월 베트남 호찌민시와 투자 확대를 위한 협약(MOU)을 체결하면서 2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신세계그룹의 인도네시아 사업은 베트남 사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신중히 검토 중이다.

편의점도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GS리테일은 베트남 손킴그룹과 합자법인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GS리테일은 올해 안에 호찌민시에 GS25 1호점을 열 예정이며, 앞으로 캄보디아 등 다른 동남아 국가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CJ오쇼핑도 베트남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CJ오쇼핑이 2011년 베트남 케이블 방송사 SCTV와 합작한 SCJ 홈쇼핑은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CJ오쇼핑이 지난 상반기 베트남,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4개국에서 기록한 TV홈쇼핑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성장했다.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투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베트남 직접투자는 24억2100만 달러(약 2조7000억 원)로 전년보다 52.1% 늘었다. 인도네시아는 베트남 다음으로 국내 기업 투자가 빠르게 확대되는 나라라고 수출입은행은 분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드 사태 때문에 중국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에 국내 유통 기업이 많은 피해를 봤다"라며 "이를 계기로 동남아와 미주 및 유럽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펼쳐야 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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