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유아 스킨케어 유해물질 함량수치 기준 없어

(사진 설명: 유해물질 표기 되어있는 유아 및 산모제품)

[소비자경제=최빛나 기자] 성인에 비해 피부가 민감한 어린이들이 사용하는 화장품에서 살균보존제의 종류인 파라벤 등이 검출돼 논란이 불거진 이후에도 여전히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의 화장품개선안, 유해물질표시 등 관련 다양한 정책들이 발표되고 제품들이 일부 회수처리 됐지만 <소비자경제> 취재 결과 최근까지도 대형마트 등에서는 버젓이 파라벤, 페녹시에탄올 등 유해물질이 포함된 유아스킨케어가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어린이들은 유해물질이 첨가 된 스킨케어 제품을 쓸 경우 피부의 흡수가 빨라 작은 양으로도 호흡기, 피부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유해물질들의 종류에는 대표적으로 살균제 파동을 일으켰던 화학방부제 MIT(메칠이소치아졸리논)과 CMIT(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 살균보존제의 파라벤, 페녹시에탄올, 벤질코늄클로라이드, 디아졸리디닐우레아 합성계면활성제의 피이지-30디폴리하이드록시스테아레이트, 소듐라우릴설페이트 화학보습제의 미네랄오일 등이 있다. 

이와 관련 <소비자경제>는 현재 유해물질이 표기되어 버젓이 판매 중인 유아 스킨케어 제품들을 조사해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입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유해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살펴봤다. 취재 결과 모두 27여종에 달했다. 그 중에는 단종된 제품도 있다.

(사진 설명: 유해 성분과 제품_17.11.28 수정 진행)

화학방부제 중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과 메칠이소티아졸리논(MIT)는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도 알려져 노출되면 심각한 피부발진, 피부알레르기, 안구 부식, 체중감소, 피부 부식성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물질이 첨가되어 있는 제품들은 '비올란' 너리싱&모이스퍼라이징 크림, '수잔브라운베이비' 포밍샴푸&바디워시, '더페이스샵' 밀크플러스마일드베이비포밍 워시가 있다.

살균보존제 중 파라벤은 단일 물질이 아닌 에틸알코올과 프로필알코올, 뷰틸 알코올 등이 반응하여 형성된 물질을 총칭하는 것으로 파라벤은 약칭이다. 화장품, 치약, 식품에 널리 사용하는 방부제의 일종이지만 파라벤에 대한 위험성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14년 국정감사에서는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이 치약에 함유된 파라벤을 지적하며 다시 한 번 논란이 일기도 했다. 파라벤이 다량 들어간 제품을 사용하면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암을 유발 및 정자 수 감소와 피부병 유발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마트 등에서 유해물질 성분표기가 되어 있는 유아 제품들을 쉽게 발견 할 수 있었다. 살균보존제에는 파라벤 뿐만 아니라 페녹시에탄올, 벤질코늄클로라이드(계면활성제), 디아졸리디닐우레아(프로알데히드방출)이 있다. 

제품으로는 '사노산' 베이비케어로션, '버츠비' 베이비 너리싱 로션, '오이보스' 베이비페이스, '록시땅' 맘앤베이비클렌징젤, '파머스' 베이비엉덩이크림, '니베아' 선제품, '히말라야' 베이비로션이 있다.

피이지-30디폴리하이드록시스테아레이트와 소듐라우릴설페이트는 합성계면활성제의 종류로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는 성분들을 잘 섞이게 해준다. 표면 장력을 낮춰 주기 때문에 물질간 결합력을 낮춰 완벽하게 씻어내지 않거나 오랫동안 쓰게 되면 축적 되어 백내장의원인, 피부노화, 암유발 등을 일으킨다. 

합성계면활성제는 살충제성분이 표함이 된 독성물질로 들어가며 가격이 싸고 세정력이 좋아 샴푸, 바디워시 등에 사용된다. 제품으로는 '러쉬' 허니키즈, '세바메드' 베이비질트런샴푸, '바베' 2in1헤어&바디워시, '키엘' 베이비젠트헤어&워시, '사노'산 베이비바스&샴푸, '바이오더마' 아토덤 프리벤티브/ABC이드라땅

제품의 주된 원료로 제일 많이 사용하는 화학보습제 미네랄오일, 실리콘오일은 원유 정제의 부산물로 액체상태의 탄화수류의 혼합물이다. 

무색, 무취며 미끄럽고 수분을 통과시키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고 값이 싸서 대량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화장품의 성분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2012년 유럽식품안전청은 미네랄오일이 할 허용섭취량을 넘어 장기간 체내에 축적될 경우 간, 신장, 비장, 및 림프샘 등 장기 손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네랄 오일을 사용하고 있는 제품으로는 '유세린' 아쿠아퍼힐링 오인트먼트베이비, '라로슈포제' 리피카 밤AP+, '비오템' 비오베르제뛸예비엄마용크림, '유리아주' 페리오랄 등이 있다.

대부분의 제품은 유해물질이 표기됨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대형마트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유는 유아스킨케어 제품에는 각 성분들의 적정수치, 농도 등을 표기 해야하는 규제와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해외 및 국내 유아스킨 기업들은 기본적인 인증만 민간기업 등을 통해 진행한다.

해외의 경우 덴마크는 3세 이하 영유아들제품에 대해 파라벤 등 적정수치와 농도의 기준을 정해 사용금지, 유럽연합은 6개월 이하 아기 제품에 사용 하지 못함을 정부가 발표한 바 있다.

(사진 설명: 베이비페어의 스킨케어 베이비 부스 및 제품 유해성분 표시)

유아 스킨케어 브랜드 관계자는 "파라벤은 성분의 원가가 저렴하고 단가에 부담을 끼치지 않기 때문에 화장품 업계에서 많이 사용한다"면서 "성인용품과 달리 유아제품에는 엄격한 기준과 수치표시가 표기돼야 하고 정부의 규제 뿐만 아니라 유아 제품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업계 사람들도 참고해야 할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식약처는 새로운 화장품 원료의 개발을 촉진하고 화장품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화장품에 대해 ‘국민보건에 위해가 우려돼 사용할 수 없는 원료를 고시하고 그 밖의 원료는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네거티브 리시트(Negative List)’ 방식으로 관리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또 한,  품질안전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해당 기업에 책임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으며, 안전한 제조 및 유통관리 기반의 조성을 위하여 매년 감시 기본방향을 설정해 ‘제조·유통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각 지방식약청 및 지방자치단체에 시달하여 사후관리를 수행하고 있다.

식약처는 올해 영 유아용 화장품, 기능성 화장품, 물 휴지 등 사회적 이슈가 되는 제품과 보존제의 사용 기준 준수 여부 등에 대한 수거검사를 진행할 계획을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몇 개월이 지났음에도 식약처 관계자는 여전히 "계획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화장품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뿐만 아니라 유해물질이 포함된 해외 유아스킨케어가 판매되고 있는 것은  결국 시간과 돈이 부족하기 때문"이라 면서 "유아 스킨케어 제품을 취급하는 기업이 단가와 성분을 함께 맞출 수 있는 방법을 끊임 없이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소비자경제>은 소비자들을 위해 화학성분 대신 천연 성분 혹은 안전한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 제품도 소개한다.  

(사진설명=화학성분 대신 천연성분 혹은 안전한 성분이 첨가 되있는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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