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연 패션협회 회장 "한국은 내셔널 브랜드가 나올 수 없는 구조"

[소비자경제=최빛나 기자] 외국 브랜드들이 다수 유입되고 전 세계의 SNS활성 및 획일화 때문에 패션의 국경이 사라져 내수와 해외시장의 의미가 없어지고 그야말로 글로벌 패션 시장으로 확장돼 가는 추세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눈높이도 크게 높아진 것은 물론, 국내 디자이너들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이미 국내 패션시장은 다수의 글로벌 브랜드들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커지고 있고 국내 패션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결국 국내 브랜드들은 해외 브랜드에 잠식되거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는 얘기다. 또한 정부에서 진행하는 패션 관련 박람회, 전시회 등 해외 비즈니스를 연결해야 하는 장이 점점 줄어들고 있고 정부의 예산 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 사례도 현저히 줄고 있어 국내 브랜드들이 해외 시장에 나야 할 문이 점점 좁아 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대연 패션협회 회장은 <소비자경제>의 인터뷰에서 "샤넬, 구찌는 한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유명하다. 한국은 아직 그런 내셔널 브랜드가 나올 수 없는 구조다"라며 "K-패션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국내 패션 기업의 장기적인 비전과 실천력이 필수다. 또한 그를 뒷받침 할 수 있을 정부의 지원이 중요하지만 한국정부가 패션시장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하는 점이 아쉽다. 그에 과거에 기업들의 패션브랜드 투자사례도 현저히 줄고 있다"라고 밝혔다.

매년 2차례씩 올해로 17년째를 이어온 '서울패션위크'가 지난 21일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서울 패션위크는 국내 디자이너들이 다음 시즌에 판매할 옷을 보여주는 '예정된' 무대라는 것을 업계들은 알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트랜드와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을 잘 읽어야 하는 중요한 자리로 통하고 있다. 또 패션위크에서는 해외 바이어들의 투자 및 접촉과 함께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장으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참석했던 브랜드 디자이너 및 관계자들은 "해외 바이어와의 미팅은 거의 없었다", "명함을 보면 기업인들은 거의 없었다", "참석한 사람들은 학생과 주부 아니면 연예인들이 많았다", "너무 비슷한 디자인 때문인지 기억나는 브랜드가 없다", "SNS에서만 화려한 행사" 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패션브랜드가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비즈니스가 성사 되어야 하는 자리가 'SNS뽐내기' 장으로 돼버린 것.

원 회장은 "패션위크를 한국패션협회가 주최했었을 때 해외바이어들과 투자자들의 관심도 때문에 외부 관람객들이 패션쇼를 보지 못할 정도였다. 서울시에 패션위크가 넘어가면서 색깔이 많이 바뀌었다. 이를 제대로 관리 하지 못한 서울시의 문제도 있지만 그에 수긍만 하는 국내 브랜드들도 잘못하고 있는 것"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패션브랜드 기업들은 단기간에 매출이 나오지 않더라도 밀고 나가는 의지와 안착시키는 집념이 부족하다. LG, 작은 브랜드 등 많은 패션기업들이 꾸준히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렸지만 아직 성과가 없는 건 중도 철수가 잦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스마트폰 등에 비해 세계 무대에서 한국 패션의 인지도는 아직 미비한 수준이다. 중국에서 잠시 있었던 한류 패션 붐이 현재 알려져 있는 브랜드는 이랜드정도. 유니끌로와 무지 등 중국 뿐만 아니라 유럽, 미주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한 일본과는 대조되는 형국이다. 

유니클로의 모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과 무지본사에서의 디자이너와 브랜드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원 회장은"정부의 지원과 기업들의 투자의 무지함이 있지만 국내 브랜드들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무분별한 세일을 절제하고 브랜드에 대한 확고한 이념과 기다림을 가지고 '슬로우패션'을 유지해야 진정한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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