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억원 성과급 잔치 벌여

한국전력거래소가 전력거래수수료를 14% 셀프 인상해 재무상태를 호전시키고 이를 근거로 57억원의 성과급 잔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한국전력거래소)

[소비자경제=나승균 기자] 한국전력거래소가 전력거래수수료를 14% 셀프 인상해 재무상태를 호전시키고 이를 근거로 57억원의 성과급 잔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유한국당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윤한홍 의원(경남 창원마산회원구)이 한국전력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재무건전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이유로 2015년 12월 이사회를 개최해 거래수수료를 0.086(원/kWh)에서 0.098(원/kWh)으로 14% 인상하는 결정을 내렸다.

수수료 인상 후 전력거래소의 2016년 전력거래수수료 수입(전체 수입의 98~99% 차지)은 136억원 증가했다. 그에 따라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도 각각 138억원, 51억원, 49억원 증가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됐다.

전력거래소는 인상 전 수수료를 기준으로 실시한 자체 중장기 재무전망 결과 장기간의 영업적자와 투자비 부족 문제가 예상돼 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인상 전 수수료 기준으로도 2020년까지 내부유보자금이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고, 5년간 평균 140억원의 영업이익과 16%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보이던 재무상황이 갑자기 적자 상태로 전환될 것이라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결국, 수수료 인상이라는 손쉬운 방법으로 투자 및 운영 부담을 회원사들에게 전가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력거래소는 평균연봉 9000만원이 넘는 고액 임금 구조를 조정하는 등의 자구적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수수료 인상 후인 2016년 임원들은 평균 4000만원, 직원들은 평균 1600만원씩 성과급을 챙겨 성과급으로 총 57억원이 지급됐으며, 이는 전년대비 17%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수수료를 셀프로 인상해 재무상태를 호전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를 D등급(‘15년)에서 B등급(’16년)으로 끌어올려 성과급을 많이 챙길 수 있었던 것이다.

수수료를 인상하는 이사회에 담당 산업부 과장이 이사 자격으로 참석했지만 해당 과장은 이사회 결정 과정에서 아무것도 묻고 따지지 않고 거수기 역할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부가 주무부처로서 관리·감독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하면서 전력거래소의 방만 경영 형태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윤 의원은 “평균 9000만원 이상의 고액 임금을 받으면서 손쉽게 수수료를 인상시켜 성과급까지 많이 챙겨가려는 전력거래소의 후안무치한 경영 행태는 즉시 시정돼야”하며 “한국전력거래소와 산업부는 전력거래수수료 산정 및 평가 절차를 다시 한번 검토하고 인상된 수수료를 다시 인하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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