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F&I 앞세워 부동산개발 집중...'꿩먹고 알먹는' 자산유동화 시장 큰손

대신금융그룹 본사 앞 표지석. (사진=유경석 기자)

[소비자경제=유경석 기자] 대신증권그룹이 주력사업을 금융에서 부동산개발로 탈바꿈해 자산유동화 시장에서 정부 규제를 피해가며 '꿩먹고 알먹는' 큰 손 기업으로 떠오른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2016년 말 기준 대신증권의 개별기준 영업이익은 254억 원이다. 반면 자회사인 대신F&I는 832억 원으로, 모기업인 대신증권보다 578억 원이 많다. 

올 상반기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개별기준 영업이익은 대신증권 364억 원, 대신F&I 552억 원으로 집계돼 대신F&I가 188억 원이 더 많다. 

업계에선 이미 대외적으로 '대신금융그룹'은 '대신부동산개발그룹'으로 바꿔 부르고 있다. 대신금융그룹 내부적으로도 '부동산그룹'이 공식화하는 분위기다.   

대신F&I의 활약은 '기승전' 관계회사 또는 방계회사가 참여하는 거래로 나타나고 있다. 대신증권-대신F&I-대신AMC-대신F&I 투자기업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는 내부자거래 또는 일감몰아주기라는 의심을 사는 대목이다. 

대신F&I는 부실채권(NPL)을 사들인 후 매각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는 기업이다. 상법상 투자회사인 대신F&I는 금융기관 등이 매각하거나 상각하는 부실채권(NPL)을 매입한 후 이익을 남기고 파는 일을 한다. 

대신F&I는 대신증권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대신F&I는 유동화자산을 수탁해 관리하는 대신AMC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담보채권을 위주로 담당하는 대신AMC는 채권추심행위도 병행하고 있다. 무담보채권을 위주로 양수 및 양도를 담당하는 자회사로 DS NPL인베스트먼트대부(주)가 있다. 

대신금융그룹의 NPL(부실채권) 투자 영업구도. (자료=대신F&I사업보고서 발췌)

대신F&I와 대신AMC, 대부업체의 사업구조는 강원 춘천시 온의동 도시개발사업에서 확인된다. 부동산 분양대행사인 DHC개발(주)는 부실채권 시장에 참여해 공·경매를 통해 대신AMC로부터 온의동 도시개발사업을 확보했다. 

DHC개발은 대신F&I(49.9%)와 HB어드바이저스(50.1%)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HB어드바이저스의 대표이사 L씨는 DHC개발 사내이사다. 또 HW대부, WR대부, CW파트너스 사내이사 등으로 활동했다. 대신F&I는 DHC개발의 지분 중 49.9%를 보유해 방계회사 편입을 피했다. 상법상 현재보다 0.1%의 지분을 더 가질 경우 공시의무가 주어진다. 

대신AMC는 '좋은 물건'의 경우 공·경매과정을 거쳐 지분을 투자한 기업에게 채권을 팔고 있다. 경기 여주시 빅토리아골프장은 대신F&I가 채권을 매입한 후 대신AMC에 넘기고, DS 레저를 투자해 직접 운영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 

물론 채권을 사고파는 과정은 영업비밀에 속한다. 또 부실채권 양도양수가 유한회사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외부 감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동시에 대부업법의 적용도 피하면서 안전지대에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대신금융그룹은 대신증권-대신F&I-대신AMC-대신F&I 투자기업 등으로 이어지는 거래사슬과 관련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금융그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대신금융부동산그룹은 공식화된 상황으로, 이는 부동산 담보 NPL을 취급하는 대신F&I가 부동산개발 관련 대체투자 등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신F&I-대신AMC-대신F&I 투자기업 간 거래사슬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일로, 내부자거래 또는 일감몰아주기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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