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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에세이] “인류 아마겟돈, 한반도 아니길”

윤대우 발행인 겸 편집인

[소비자경제신문 칼럼] 북한이 쏜 ICBM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관통해 태평양에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생각났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은 남북한이 일본의 공격에 맞서 태백산에 꽁꽁 숨겨놨던 핵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미사일은 도쿄 상공을 가로질러 인근 무인도에 떨어진다. 일본을 마지막까지도 용서하는 끝 부분에서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소설과 달리 어느 날 북한 핵미사일이 일본이 아닌 광화문이나 서초구 하늘에서 떨어진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서울에 있는 모든 사람은 30초 이내 가족들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고해야 한다. 지하 방공호에 갈 시간도 대피할 곳도 마땅치 않다. 지하철 5호선이나 9호선이 인근에 있는 직장인이라면 몰라도 대부분 지하 시설은 핵미사일에서 자유하지 않다.

수십 년 간의 눈물과 정성으로 이룩한 경제발전, 초고층 빌딩, 잘 닦여진 도로망, 최강 통신망, 세계적인 문화유산, 소중한 우리 자녀들. 모든 것이 일순간 파괴되고 사라진다. 수돗물과 전기가 끊기고 스마트폰은 먹통이 된다. 천재지변은 흔적이라도 남지만 핵미사일은 지상의 모든 것을 증발시킨다.

유튜브에 '핵미사일’을 검색하면 과거 러시아, 중국이 60~70년대 핵 실험했던 영상들이 떠있다. 검붉은 화염을 뿜는 버섯구름이 모든 것을 집어 삼키는 장면은 보면 볼수록 섬뜩하다. 그 핵미사일 타킷이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됐다.

“우리나라에 두 번 다시 전쟁은 없을 꺼야”하며 굳게 믿었던 필자도 갈수록 불안한 마음이 든다. 서울과 평양, 워싱턴 정상들이 내뱉는 수많은 말들이 어느 날 현실이 되면 우리는 아마겟돈(인류 최후 전쟁)의 시작을 한반도에서 맞이할 것 같다.

미국이 전 세계 수많은 나라의 전쟁, 분쟁에 적극 개입 했어도 유독 북한에 대해선 참고 참아 왔던 이유는 북한에 대한 공격이 자칫 세계 3차 대전의 서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들도 잘 알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번 북한 행동에 대해 UN결의에 협조하는 듯 했으나 결정적 순간 북한 손을 들어줬다. 한반도 비극인 6. 25는 러시아(구 소련) 지원 아래 시작됐고 중국(구 중공) 참전에 의해 남북으로 갈렸다. 67년이 지난 현재도 두 강대국은 북한만큼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남한이 이 두 나라와 제아무리 경제협력과 전략적 파트십을 맺어도 이데올로기 신념 앞에는 속수무책이다.

만약 미국이 러시아, 중국과 충분한 사전조율 없이 북한을 공격한다면 두 나라는 100% 북한을 지원한다. 지원을 한다는 것은 전쟁이 얽히고설킨다는 이야기고, 이는 3차 세계대전으로 간다는 뜻이다.

더욱이 현 미국 대통령은 누군가? 이전 합리주의 성향의 대통령들과 달리 사업가 베팅 기질이 다분한 도널드 트럼프다. 그도 처음엔 북한과 대화로 풀려했으나 김정은이 대화를 거부한 채 미사일을 펑펑 날려 마음을 접은 상태다. 트럼프는 최근 유엔 연설에서 “북한을 완전 파괴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김정은은 “사상 최고 초강경 대응을 하겠다”고 응수했다.

말은 씨가 된다. 그동안 미국은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줬던 나라다. 북한도 자신이 뱉은 말을 실행했다. 이는 즉 강대 강으로 싸울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을 사이에 두고 북-중-러와 한-미-일이 큰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 누가 봐도 상대 안돼는 북한이 미국에 큰소리를 치는 것도 70년간 혈맹 러시아, 중국이라는 백그라운드가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미국이 절대 자기들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는 듯 하다. 일단 한국 정부가 북한 공격을 반대하고 주한미군과 가족 27만명이 한국에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최근 사태를 대하는 미국 태도가 이전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실질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는 점. 미국이 조급해진 이유다.

흥분한 미국을 가라앉히려 문재인 대통령은 동분서주하며 땀을 흘리고 있지만 미국의 태도는 갈수록 냉혹해지고 있다. 자칫 북한에 대한 선제 기습시 한국에 사전 통보 없이 감행할 것을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실제로 미국 본토 포병부대가 21일 사전예고 없이 서해서 실사격 훈련을 했다. 이틀 뒤에는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랜서 폭격기 편대가 북한 동해 상공의 국제 공역을 비행했다. 미국 폭격기가 NLL(북방한계선) 북쪽을 비행한 것은 6.25 이후 처음이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한반도 전쟁을 막아야 한다는데 남녀노소, 보수-진보 이견(異見)은 없다. 당연하다. 청와대와 외교부가 미국은 물론 주변 강대국에 강력히 읍소하고 있다. 청와대는 절박한데 막상 사회 분위기는 다르다. 대다수 국민은 여전히 안보불감증에 사로 잡혀 있고 정부는 한 달에 한번 있는 민방위 훈련을 20분 정도로 간략히 하고 있다. 훈련을 진행하는 사람이나 참여하는 시민이나 크게 긴장하지 않는 표정이다. 어떤 칼럼리스트는 “지금 같은 위기 때 차라리 일본처럼 호들갑떠는 것이 낫지 않냐”고 항변한다.

현재 민방위훈련 교본은 핵전쟁보다는 재래식 전쟁과 천재지변을 대비한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다. 한마디로 핵전쟁 대비책은 별로 없다. 설령 포함 됐다하더라도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훈련이 미흡하다.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국민재난안전포털에 접속했더니 핵무기 공격과 관련해 딱 3줄 있었다. 내용도 뻔하다. ‘신속히 지하 대피소, 지하시설(지하철역, 지하실) 대피’ ‘핵폭발시 반대반향 엎드려 양손으로 눈과 귀를 막으라’ ‘방사능 대비해 비닐, 우의 신체 노출 최소화하라’ 화학무기, 생물학무기 공격도 동일하게 3줄로 소개됐다. 누가 봐도 미흡하다. 지하대피소로 이동하는 순간, 엎드려 있는 순간 모두가 재로 변한다.

국민 대응이 속수무책 일 때 믿을 곳은 국군밖에는 없다. 대공 방공망을 더욱 촘촘히, 층층이 강화해야 한다. 사드와 패트리어트 포대를 더욱 늘리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영화나 게임에 나오는 전자 방어막 개발이 가능하다면 군수업체에서 발 벗고 나서야 한다. 미사일 방어는 물론이고 공격능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우리 군이 보유한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개수가 수 천발 정도라면 수 만발로 늘려야 한다. 질과 양으로 승부해야 한다.

미사일 공격 단계도 한번 쏟아 붓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1~10단계로 바꿔 지상의 모든 것이 파괴되어도 지하 수 백 미터에서 단계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해 적을 공격할 수 있어야 한다. 엊그제 한-미 정상간 타협한 최첨단 군사자원 지원(핵잠수함)도 바로 시작해야 한다. 고슴도치 전략이다. 우릴 건드리면 적도 끝장난다는 경고를 줘야 한다.

한반도 위기로 뒤숭숭한 마당에 멕시코, 미국, 대만, 일본 등지에서 진도 6이상 강력한 지진이 연이어 발생하고 미국과 태평양 지역에는 허리케인과 태풍이 휩쓸고 갔다. 인도네시아 발리화산 분화 조짐도 있다. 말세적 증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히려 새벽에 펼친 ‘생명의 삶’의 내용이 이사야 선지자가 경고하는 메시지다. 제목부터 “온 땅에 심판이 임하는 날”이다. 우연일까. 필연일까. 신께 간절히 기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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