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최씨 SNS에 알리겠단 말에 하나투어 측 오히려 협박

파타야에 위치한 J 인스파이어드 호텔 파타야. 당시 최 씨는 이 호텔에서 머물다 변을 당했다. (사진=하나투어)

[소비자경제=나승균 기자] 국내 1위 여행업체인 하나투어가 제공한 여행패키지를 통해 태국 방콕으로 여행을 갔던 여성 3명이 현지 호텔 직원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한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여행사 측은 이렇다할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소비자경제>에 제보한 최 모씨(30)는  약 197만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모친과 언니를 대동하고 태국 여행을 갔다. 평생 잊을 수 없는 공포를 느꼈던 사건은 여행 둘째 날 새벽 시간에 일어났다.

최 씨는 “패키지여행을 통해 파타야에 있는 4성급 호텔에 묵었다”며 “둘째 날 새벽에 자꾸만 호텔직원이 위협적으로 문을 두드렸다. 여자 셋만 있던 숙소에서 너무 무서워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최 씨에 따르면 호텔 직원은 새벽 2시28분, 3시 5분, 5시 15분 등 여러 차례 숙소 출입문을 열고 들어오려고 시도했다는 것. 

최 씨는 호텔 직원이 무단으로 자신들의 객실에 침입하려는 소리를 듣고 놀라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다음날 호텔 카운터에서 현지 경찰을 대동해 CCTV를 확인해보았다. CCTV 화면에는 호텔 남성 직원이 최 씨의 객실 앞 차단기를 내린 뒤 어슬렁거리다가 시간을 두고 객실 문을 두드리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결국 최 씨 일행은 하나투어가 예정해둔 여행 일정들을 일부 취소하고 바깥 출입을 꺼렸다. CCTV에 찍혔던 호텔 직원은 당일 경찰에 적발됐고, 현재 퇴사한 상태로 밝혀졌다.

이처럼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하나투어는 최 씨 일행이 제대로 여행을 하지 못하고 귀국한 지 3일이 지난 뒤에 불만을 제기하자 그제서야 사과의 말을 전했다.

이에 최씨는 "이미 여행을 갔다왔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이를 마치 ‘없던 일’처럼 대응하는 하나투어가 이해가 안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하나투어는 최 씨를 포함해 여성 3명에게 10만원의 보상금을 제시한 것이 전부였다. 최 씨는 국내 1위 여행업체가 성폭행 미수가 될 뻔 했던 사건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태도에 진정한 사과와 함께 여행 일정까지 송두리째 무산된 일정에 대해 제대로 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 씨는 ‘하나투어를 이용하는 향후 고객에게 유사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당 사항 홈페이지 내 공지’까지 요청했다. 하지만 하나투어는 이러한 최씨 일행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최 씨는 자신이 당한 사건을 SNS 등에 알리겠다고 전했지만 하나투어로부터 되돌아 온 답변은 “불특정다수에 대한 범위와 알림의 반복성에 따라 하나투어는 신용훼손이나 명예훼손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협박 아닌 협박까지 일삼았다.

이와 관련해 하나투어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 통화에서 “해당 사항을 확인해보고 연락 주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답변이 없는 상태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으로 ‘여행계약의 이행에 있어 여행종사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여행자에게 손해를 끼쳤을 경우’에 ‘여행자가 입은 손해배상’이 가능하다고 권고 하고 있다.

관광불편신고센터는 “여행에서 귀책 여부를 확인하기가 사실상 쉽진 않다”면서도 “개인의 일탈로 볼 수도 있지만 여행사 또한 적절한 사과나 피해자에 공감을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최씨 일행은 미수에 그쳤지만 비슷한 사건이 지난달 일본 후쿠오카에서 여행을 간 한국 여성이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있었다. 영사콜센터는 "최근 일본 후쿠오카지역을 관광 방문한 우리 국민이 '에어비엔비'를 통해 예약한 민박집에서 몰래 카메라, 성폭행 등의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공지했다. 

최 씨는 사건에 대한 경보와 주의를 알릴 수 있게 공지를 요청했으나 하나투어는 '이행 불가능'하다고만 답했다. 사진은 에어비앤비가 숙소 안전에 대해 고지한 공지문. (사진=에어비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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