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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자산유동화 시장의 두 얼굴…투자자는 절세, 채무자는 세금 폭탄시장 확대 속 현행법 허점 노려 고수익 챙겨…부작용 속속 등장 법개정 목소리도
건물이 밀집해 들어서 있는 도시의 모습. (사진=Pixabay)

[소비자경제신문=유경석 기자] 자산유동화 시장이 새로운 투자처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부작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법망을 피해 내부자거래와 일감몰아주기 방식으로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특히 공·경매를 통한 채권 이전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절세를, 원채무자 등은 양도소득세가 과다 부과되는 과세 역행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투자자 보호를 우선시 하는 자산유동화법의 한계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원칙이 자산유동화 시장에도 적용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주택금융공사, 주택연금 유동화증권 발행 만지작 
 
주택연금 유동화증권 발행이 검토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유동화증권을 발행하고 있는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자산유동화를 위한 기초자산을 주택연금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방식이나 시행 시기 등은 결정되지 않았으나, 주택연금이 2007년 운영에 들어갔다는 점을 고려할 때 Cross-over(교차융합)가 발생하기 전에 대책을 마련해야 해 연구용역 등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연금은 일반적으로 가입 후 20년 전후 시점에서 Cross-over가 발생하고, 이후에 발생하는 대출잔액 증가분은 주택금융공사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6년 말 현재 주택연금 누적보증건수는 3만 9429건으로, 주택연금 유동화증권을 발행할 기초자산의 규모는 46조 9862억 원이다. 

이처럼 주택금융공사가 주택연금 유동화증권 발행을 검토하는 것은 주택연금 담보주택 처분시 시장가격으로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동산담보대출 등 부실채권(NPL)을 기초자산으로 한 유동화시장은 연간 6~7조 원으로, 이는 약 12조 원인 부동산 경매시장의 50% 수준에 이른다. 향후 주택연금을 비롯한 유동화를 위한 기초자산이 다양해질 경우 경매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일 속 자산유동화…채권상계로 자산 뻥튀기

하지만 경매는 빠르면 1년 이내에 이뤄지지만, 불가피하게 1년 이상 2년까지도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 즉 단기간에 원금회수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자산유동화는 이런 경우를 예상해 자산유동화법에 의해 등록된 자에게 설정된 근저당권을 매각해 원금회수를 할 수 있도록 제도화한 것이다. 저당권을 매입한 법인 및 대부회사는 대출당시의 연체금리(연 15~20%)를 가지고 수익을 창출하게 된다.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자산유동화법은 투자자의 적극적인 참여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대형AMC로 연합자산관리주식회사(UAMCO), 대신AMC, MyAsset, 미래에셋자산운용, 농협자산관리회사 등이 있다. 이들은 법원 경매로 해당 채권을 공·경매로 매각하거나 중소 AMC에 할인하는 등 방식으로 매각하게 된다. 

하지만 거래차익을 얻는 과정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자산유동화 과정 자체는 마트에서 과자을 사는 것처럼 단순하다. 금융기관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부동산담보대출 등을 기초자산으로 부실채권(NPL) 시장에 국제입찰방식으로 내놓는다. 부동산 담보 등은 좋은 물건으로, 카드 채권 등은 나쁜 물건으로 구분되고, 시장가격도 이를 기초로 결정된다. 

물건을 확보한 채권자는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하고 연합자산관리주식회사(UAMCO)나 대신AMC 등 대형 AMC에 매각한다. 이들 대형AMC는 중.소형AMC에 매각하게 되고, 대부업체 등 법인은 이를 매입해 부동산시장 등을 통해 매각하거나 직접 임대사업을 하는 등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부실채권은 현금화, 즉 유동화하는 것이다. 

◇투자자 '절세 통한 고수익' vs 채무자 '양도소득세 폭탄'

NPL 처리의 핵심은 물건을 싸게 매입하는 것이다. 실매입가가 낮을수록 수익은 높아지기 때문이다. 고수익을 올리는 데는 상계처리가 동원된다. 물론 모든 처리과정은 '영업비밀'에 속한다. 

예를 들어 NPL POOL로 시장에 나온 부동산 담보 물건의 경우 채권최고액이 90억 원이고, 이를 연합자산관리주식회사(UAMCO)나 대신AMC 등 대형 AMC가 실매입가 20억 원에 매입한 뒤 이를 중소형AMC 등에 매각하는 대신 직접 공·경매를 통한 유동화를 시도할 수 있다. 

해당 물건의 공·경매 가치가 80억 원이라고 하더라도 대형AMC는 실제가치 수준으로 직접 입찰에 참가는 방식이다. 

실제가치가 90억 원인 경우 입찰가는 90억 원이 되고, 이 금액이 입찰최고가인 경우 낙찰을 받게 된다. 이는 보통의 공·경매방식과는 크게 다른 방식이다. 

보통의 경우 1차와 2차는 유찰 가능성이 높고, 입찰가의 51% 수준에 이르는 3차 경매에서 대부분 낙찰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형AMC는 채권자로서 입찰에 참여해 낙찰을 받은 경우 경매 판사에게 채권상계를 신청할 수 있다.

채권상계란 채권자와 채무자가 서로 같은 종류의 채권이나 채무를 가지는 경우에 같은 액으로 그 채권과 채무를 소멸시키는 일을 말한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경매 판사는 채권상계를 승인하게 되는데, 이는 실매입가 20억 원의 자산은 뻥튀기하듯 70억 원이 상승한 90억 원이 되는 것으로, 이런 결과 90억 원에 매각을 하더라도 양도소득세는 발생하지 않는다.  

채권상계를 통해 대형AMC 등 투자자들은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 것과 달리 원채무자들, 즉 금융기관이 부실자산으로 처분하기 전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거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했던 사람들은 양도소득세가 과도하게 부과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소득세법상 양도소득세는 유상의 양도를 통해 발생한 소득에 부과하는 것으로, 공매나 경매로 인한 강제 재산처분도 과세대상이다. 경매로 재산을 잃은 원채무자가 채권상계를 노린 투자자들의 경매가 높이기로 인해 과세금액이 상승해 양도소득세가 과도하게 부과되는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고수익의 유혹…내부자거래 혹은 일감몰아주기 '의심'
  
'좋은 물건'은 물건분석과 권리분석, 채권분석 등 철저한 검증을 거쳐 옥석이 가려진다.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시장에서 판매가 가능한지 여부를 비롯해 임대료 수익을 올릴 수 있는지, 유치권 등 이해관계자가 존재하는지, 소액 임차인의 존재 여부, 제시된 채권최고액이 확실한지 여부를 꼼꼼히 살피게 된다.   

대형AMC 등 투자자들은 인수한 채권을 중소형AMC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직접 투자한 회사 등을 동원하고 있다. 자회사 또는 관계회사에 매각하는 경우 내부자거래에 해당하게 된다. 

특히 '좋은 물건'을 다량 매각하면 일감몰아주기로 의심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형AMC가 직접 투자하거나, 관계자 등이 주주로 참여한 기업이 '좋은 물건'을 다량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도의적 지적은 피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NPL시장의 큰손으로 통하는 대신금융그룹의 사례가 대표적으로, 대신F&I의 자회사인 대신AMC는 NPL을 통해 확보한 채권 중 '좋은 물건'은 직접 투자한 회사 또는 관계자 등이 주주로 참여한 기업에 해당 채권을 넘겨 차익을 남기고 있다. 

대신금융그룹은 공시의무를 가진 상장회사여서 이들 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계열사 또는 방계회사로 편입되지 않도록 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NPL관련 전문가는 "대형AMC가 '좋은 물건'을 중소형 AMC에 채권을 매각하는 대신 채권상계를 활용해 직접 처리하거나 지분 참여 방식으로 채권을 확보하는 것은 일종의 내부자거래 또는 일감몰아주기"라고 지적하고 "대부업법 개정을 통해 개인 투자자의 참여를 막고 법인만 참여토록 한 것도 대형AMC가 대부업체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시장을 참여하기 위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유경석 기자  kangsan06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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