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화 “이명박 부끄러움 없이 백주대낮 활보”

국정원이 밝힌 'MB블랙리스트' 피해자로 이름을 올린 배우 문성근 씨와 방송인 김미화 씨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잇따라 민.형사상의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사진=jtbc방송 화면 캡처)

[소비자경제=민병태 기자] 국가정보원이 주도한 이른바 ‘MB 블랙리스트’ 피해자로 확인된 배우 문성근 씨에 이어 방송인 김미화 씨까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민‧형사 고소를 불사할 것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배우 문성근 씨에 이어 김여진, 김미화 씨가 줄줄이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19일 검찰에 출두했다.

방송인 김미화 씨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기에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부끄러움 없이 백주대낮에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이 현실이 정말 어이상실”이라며 지난 2010년 7월 KBS 2TV '다큐 3일' 내레이션을 맡았다가 하차했던 사건을 다시 곱씹었다.

김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하달하면 국정원에서 (블랙리스트를) 실행했고 방송국 간부, 사장들이 충실히 이행하면 국정원이 다시 대통령에게 일일 보고했다는 것이 이번에 나왔지 않았느냐”며 “제가 9년 동안 겪었던 일들을 (검찰 조사에서) 자세히 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블랙리스트를 실행하고 이행한 사람들에 대해 민·형사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이 합성한 나체사진을 보수성향 사이트에 게재하고 지난 9년여 동안 방송 출연과 연예계 활동을 차단당했던 MB블랙리스트의 대표적인 피해자로 알려진 배우 문성근 씨는 전날 검찰에 출석해 7시간 가량 조사를 받은데 이어 배우 김여진 씨도 검찰에서 4시간 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문성근 씨 역시 지난 15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MB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김용준 변호사와 검찰총장을 지낸 채동욱 변호사가 피해를 입은 연기자, 배우자, 문화예술인들의 소송을 무료로 변론해 주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민‧형사 고소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문 씨는 국가와 이명박 전 대통령, 원세훈 전 원장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할 것을 공개적으로 밝힌 뒤 “아무래도 이번달 말 정도까지는 취합을 끝내고 10월 초 쯤에서는 소장이 들어가야 될 것”이라며 “형사 민사 다 소송하고 동시진행 하는데 아무래도 형사를 먼저 진행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MB블랙리스트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진 인사는 배우 문성근를 비롯해 명계남, 김여진, 김민선, 방송인 김미화·김구라·김제동, 소설가 이외수·조정래, 문화평론가 진중권, 영화감독 이창동·박찬욱·봉준호, 가수 윤도현·신해철·김장훈 등 모두 82명이다.

앞서 국정원은 지난 11일 MB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이 전 대통령으로부터 재가를 받고 실행에 옮겼던 원세훈 전 원장과 김주성 전 기획조정실장 등에 대해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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