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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식탁안전 위협하는 먹거리 산업의 '역습'
유경석 경제부장

 [소비자경제신문=유경석 기자] 네덜란드 달걀에서 피프로닐이 검출되면서 먹거리 안전이 인구에 회자했다. 피프로닐은 인체에 유해해 식용 가축에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다. 네덜란드 달걀은 한국을 비롯해 각국 언론이 주요 뉴스로 다뤘다. 네덜란드에서 생산된 달걀은 유럽은 물론이고 아프리카와 중동, 아시아로까지 유통됐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달걀을 수입한 국가들마다 달걀과 이를 원료로 생산한 관련 제품을 폐기하며 진화를 서둘렀다. 네덜란드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농축산물 수출국이다. 

네덜란드는 글로벌 식품 공급망을 구축하며 유럽 주요 선진국의 유통업체에 식품을 공급하며 세계적인 농축산물 생산국 지위를 확보했다. 하지만 글로벌 식품 유통망은 상대적으로 유통되는 식품을 감시하고 감독하는 규제가 느슨해 식품 안전망을 위협하는 결과로 나타났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글로벌 식품 공급망은 치열한 가격경쟁을 초래했고, 더 싼 제품을 제공해 더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인체에 해로운 살충제까지 사용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네덜란드 계란은 '좀 더 싸게, 좀 더 많이, 좀 더 빠르게' 공급해 더 많은 이윤을 남기려는 현대 농업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다. 

네덜란드 달걀 사태 이후 한국 역시 식품 안전에 비상등이 켜졌고, 급기야 살충제 달걀이 속속 검출되면서 먹거리 불안은 공포 수준으로 치닫게 됐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살충제 달걀 검출 농가 발표와 정정이 반복되면서 정부 불신을 키웠다. 게다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출신들이 대표 또는 임원 등을 맡은 민간인증기관이 친환경농장으로 인증한 양계 농장에서 살충제가 검출되면서 '農피아'(농축산 분야 공무원+마피아 합성어) 척결을 요구하는 여론을 촉발했다. 

네덜란드 달걀과 살충제 달걀의 이면에는 공장식 축산이 자리잡고 있다. 좀 더 싸고 맛있는 식품을 찾는 소비자와, 이런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공급자는 '공장식 축산'에서 조우했다. 이는 취약한 식품 안전성을 의미한다. 

네덜란드 달걀 이전에도 공장식 축산으로 공급된 달걀 사태는 여러 차례 발생했다. 미국은 지난 2010년 8월 5억 5000만 개 달걀을 긴급 리콜했다. 달걀에서 살모넬라균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2010년 5~7월 살모넬라균에 의한 식중독 환자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달걀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최대 달걀 산지인 아이오와 주의 라이트카운티 양계장과 힐렌데일 양계장이 각각 3억 8000만 개와 1억 7000만 개의 달걀을 자발적으로 리콜했다. 살모넬라균은 오염된 가축의 사체나 분변과 접촉으로 감염되는 식중독균으로,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나 영유아, 노인의 경우 고열과 함께 설사 등 증상을 보이다 사망에 이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독일에서는 다이옥신에 오염된 달걀과 닭고기 등이 유통돼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쓰레기 소각장에서 발생한 다이옥신이 대기 중에 떠돌다가 비가 내릴 경우 땅에 떨어져 채소와 풀 등을 통해 가축이 섭취, 다이옥신 달걀 등이 생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살충제 달걀 사태가 발생한 후 산란계에 대한 전수 조사에서 DDT가 검출된 농가 중 사육과정에서 DDT를 사용하지 않았으나, 토양에서 DDT 성분이 검출되면서 세간을 놀라게 했다. DDT는 1960∼1970년대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다가 1979년에 국내 판매가 금지됐다. 다만 반감기, 즉 

잔류 성분이 2분의 1로 줄어드는 기간이 수십 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환경물질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이같은 결과는 공장화된 축산이 얼마나 식품 안전성에 취약한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들이다. 광우병 역시 상시 불안요소를 안고 있는 사안이다. 광우병은 소의 뇌가 스펀지처럼 변형되는 뇌질환으로, 광우병에 걸리며 갑자기 미친 듯 포악해지고 정신이상 등 증상을 보인다. 광우병에 걸린 소를 장기간 먹은 사람에게도 발병하는 것으로 드러나 엄청난 충격을 줬다. 이는 영국 축산업계가 가축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소나 돼지의 뼈나 내장 등을 폐기 처분하는 대신 배합사료의 원료로 만들어 소에게 급여하면서 비롯됐다. 초식동물인 소가 육식을 한 데 따른 결과인 셈이다. 

살충제 달걀 사태는 공장식 축산으로 대량 생산된 먹거리의 안전에 의문을 갖게 한다. 축산 원료의 공장을 규모화하고 농장을 규모화하는 것은 농장과 식탁의 거리를 더 떨어뜨리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글로벌 식품 공급망이 체계화하고 자본이 먹거리시장을 장악할 경우 생산자가 누구인지를 확인하는 일은 점점 더 어렵고, 소비자에 대한 관심도 갖기 어렵게 된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농가나 소비자에게 이익이 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위험 요소를 키우는 동시에 식품 안전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귀결된다. 

살충제 달걀 사태로 친환경인증제도는 물론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시에 지속가능한 농법을 통한 안심 먹거리도 재조명되고 있다. 좀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 '좀 더 싸게, 좀 더 많이, 좀 더 빠르게' 생산하는 공장식 축산이 아닌 자연스러운 먹거리를 바라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공장식 축산의 최종 정점에 사람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공장식 인간'을 거부하는 움직임인 셈이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인간은 공장에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유경석 기자  kangsan06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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