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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통신비 절감, 정말 이대로 괜찮을까?

[소비자경제신문=오아름 기자] 문재인 정부의 통신 기본료 폐지 공약이 사실상 무산됐다.

오아름 기자

대통령 공약 이행을 위해 강하게 밀어붙여야 했지 않냐는 책임론이 거론되면서도, 한편은 인수위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국정위)가 지나치게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민간 사업자인 이통사는 정부 눈치만 보며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쓴소리까지 들었다.

이렇게 되자 정부는 긴 진통 끝에 통신비 절감 대책 방안을 발표했다. 애초에 논란을 부른 1만1000원 ‘기본료’ 일괄 인하는 장기적 논의 과제로 남겼지만, 요금할인 상향, 취약계층 지원 확대, 공공 와이파이 확충, 보편 요금제 마련, 분리공시제 도입 등이다. 

이통사들은 늘어날 부담 때문에 고민에 빠졌을 것이지만, 결론적으로 이번 ‘첫 단추’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정부도 애초에 우려했던 것 보다는 신중한 접근을 보여줬다.

우선 공론화 과정에서 현실적인 검토가 부족했던 기본료 폐지안을 단지 공약이라는 이유만으로 밀어붙이지 않은 점이 반갑게 느껴진다. 일괄적인 요금 인하가 가져올 실제 부담과 통신 시장의 현 위치를 장기적 관점에서 짚어볼 시간적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대책의 대부분이 여전히 업계에 적잖은 부담을 주는 방안임은 변하지 않았다. 정부는 현행 20%의 요금할인을 25%로 상향해 연 1조 원 규모의 통신비 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만큼 업계에 지워지는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통신비 절감 대책이 발표된 뒤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지속되고 있다. 기본료 폐지 공약에서 한발 후퇴했다는 비판이다. 참여연대 등은 논평에서 “가장 확실한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인 기본료 폐지를 결정하지 못하고,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국정위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의 반발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의 비판은 사실 수단과 목적이 바뀐 주장이다. 이번 대책의 본질은 통신비 인하에 있으며, 기본료 폐지는 목적이 아닌 수단이라는 것이다. 

업계가 강력 반발할 수 있는 요금할인율 상향 조정, 보편 요금제 도입 등의 내용을 강행한 것도, 가계통신비 인하라는 근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법률과 제도 상 문제가 없는 방안을 고르고 골라 내놓은 것이다. 

아울러 공공 와이파이 확대도 기본적인 통신 인프라 발전을 위해 필요한 단계지만, 사실상 통신사의 비용으로 이뤄지는 부분이다. 낮은 품질의 공공 와이파이만 늘어난다고 능사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많은 국민들은 ‘막대한 이윤을 챙기고 있는 통신사들이 통신비 인하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곱지 않은 시각을 보낸다. 

기본료 폐지 논의에서 1만1000원 일괄 인하가 연 7조 원 가량의 비용을 발생시킨다거나, 우리나라 통신 품질과 사용량을 감안할 때 통신비 단가가 높은 편은 아니라는 계산이 나와도 이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통사는 그동안 단말기를 유통하면서 할부 수수료 명목으로 짭짤한 수익을 거둬왔다. 요금할인은 예상치 못한 복병이다. 또 복잡한 유통구조가 괴이한 규제를 낳게 된 형국이다. 현재 통계청은 통신 요금인 ‘통신 서비스’와 단말기 값인 ‘통신장비’를 나눠 집계하고 있다. 두 항목을 묶어서 볼 것인지, 따로 볼 것인지는 요금인하를 추진하기에 앞서 가계통신비의 개념부터 제대로 잡았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실제 국정위 측도 기본료 폐지보다는 약정할인율 상승이 소비자 후생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으로 판단했다고 언급하고 있다. 미래부 측도 기본료의 일괄 폐지는 사실상 불가능한 방안임을 밝혔다. 시민단체들의 주장은 목적이 아닌 수단에 매몰된 모습으로 비춰진다. 비판을 위해 중요한 목적을 간과해서는 안될 일이다. 

 

오아름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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