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본부, 생닭 공급 원가 높여 총매출액 유지…“가맹점만 매출 감소로 타격”

BBQ 황금올리브치킨, 황금올리브속안심. (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김현식 기자] 조류인플루엔자(AI)의 여파로 인해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잇따라 치킨 가격을 2만 원대로 인상하면서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한 가맹점주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치킨 값이 인상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이 더 굳게 닫히고 있다”며 “가맹본부에서도 상승된 원가 그대로 다 받아가니, 가맹점 입장에서는 남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지난 14일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일부 치킨메뉴의 가격을 올린 치킨업계 1위 BBQ가 한 달 만에 다른 치킨 가격을 또 올려 주목을 받았다. 이에 따라 제품 가격이 900~2000원까지 오르며 대부분 2만 원 안팎의 치킨 가격을 형성하게 됐다.

또 교촌치킨 역시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6~7%씩 인상했고, KFC도 주요 제품 가격을 최대 10% 가까이 올리는 등 치킨업계의 가격 인상이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다.

◇ 생계 1790원 → 육계(1kg) 3000원…“가맹본부가 가맹점에 생닭 공급 시 5600원”

14일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살아있는 닭(생계)의 시세는 최대 1790원이다. 생계는 도계장에서 도축 과정을 거치게 되며, 치킨용으로 많이 쓰이는 10호 닭(육계·1kg)의 경우 공장도가격은 3000원이 된다.

한국육계협회 관계자는 “도계장에서 도축된 최초 3000원짜리 생닭은 또 다른 가공업체를 통해 염지(부분육 가공) 작업을 거친 다음에,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에 공급된다”며 “이에 따라 염지 작업비용, 관리비, 물류비, 마진비용 등을 고려해 가맹본부는 가맹점에 약 5600원 정도에 생닭을 공급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가맹본부는 가맹점과 ‘원가 계약’, ‘상한선·하한선 계약’, ‘시세 반영 계약’ 중 한 가지 계약 방법을 택해 계약하게 된다”며 “이에 따라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공급하는 생닭 원가는 가맹점마다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BBQ 홈페이지)

업계에 따르면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생닭을 5600원으로 공급 시 치킨박스(330원), 속지(150원), 외부포장비닐(50원), 무(200원)에서 발생하는 비용인 총 730원을 더해 6330원이 되며, 여기에다가 치킨 반죽에 쓰이는 파우더, 치킨 튀김용 기름 등의 비용이 더 붙게 된다.

또 추가적으로 점포 임대비·배달비·인건비 등이 발생하게 되는데, 특히 인건비에서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3000원짜리 생닭이 2만 원대 치킨으로 둔갑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소비자는 “AI의 여파로 인해 치킨 값 가격 인상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인상된 2만 원대 치킨의 최초 생닭 가격이 3000원이라는 것을 알게 되니 1만7000원에 가까운 추가 비용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육계, 공장도가격 10호 닭이 3000원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한국육계협회)

◇ BBQ, "8년 만에 가격 인상한 것이라 문제 없어"

치킨업체 한 관계자는 “가맹본부에서는 AI 여파로 생닭 시세가 오르자 가맹점에 ‘고정가’로 정해져 공급하고 있는 생닭 가격을 ‘유동가’로 바꿔, 생닭 공급 원가를 높여 제공하면서 가맹본부의 총매출액은 고스란히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에 반해 가맹점들은 치킨 가격이 오르니 소비자들이 외면하게 되면서 매출액 자체가 감소함에 따라, 직원들 인건비 주는 것도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BBQ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BBQ는 가맹점들과 ‘시세 반영 계약’을 맺었다”며 “도계장에서 나온 10호 닭(육계·1kg)은 물류비·부대비용 등을 거쳐 가맹본부에 들여올 때 3700~4300원 정도가 된다”고 밝혔다.

이어 “가맹본부 내에서 또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맹점에 5600원 정도로 생닭을 공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BBQ 측은 8년 만에 가격을 인상한 것인데 도대체 무엇 때문에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남대문시장 생닭 판매점에 진열돼 있는 생닭. (사진=소비자경제)

한편, 남대문시장 생닭 판매점 상인에 따르면 AI로 인해 3개월 전부터 생닭 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 10마리 기준으로 약 3분의 1정도로 생닭 판매가 크게 감소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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