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와 60대 이상이 가구주인 가정의 소비 여력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진단됐다. (출처=소비자경제DB)

[소비자경제=나승균 기자] 20대와 60대 이상이 가구주인 가정의 소비 여력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진단됐다.

11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의 '소비 구조의 특징과 과제'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물가 수준을 반영한 실질소비지출은 2016년 4분기 -5.1%를 기록해 2014년 4분기 이후 9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이는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1분기(-7.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처분가능소득 중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하는 평균소비성향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전체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2007년 76.7%에서 2016년 71.7%로 약 4.9%포인트 하락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특히 20대의 소비 지출 감소세가 뚜렷했다. 20대 이하 가구주 가계의 실질소비지출 증가율은 2007~2011년 0.2%에서 2012~2016년 -4.4%로 4.6%포인트 줄었다. 이는 전 연령대 가계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특히 20대 이하와 60대 이상 가구주 가계의 소득과 소비가 부진한 것으로 분석됐다. 2012~2016년 20대 이하 가구주 가계의 실질근로소득 증가율은 –7%를 기록, 2007~2011년 –1.3%보다 더욱 하락했다.

다른 연령대에서도 지출 증가율은 하락세를 보였다. 30대, 40대, 60대 가구주 가계의 경우 같은 기간 각각 -1.2%포인트, -0.7%포인트, -0.5%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50대 가계만 0.2%에서 0.4%로 0.2%포인트 늘었다. 

60대 이상 가구주 가계의 실질근로소득 증가율도 같은 기간 2.8%에서 –1.4%로 줄었다. 2012~2016년 30대와 40대, 50대 가구주 가계의 실질근로소득 증가율은 각각 1.4%, 2.2%, 2.6%를 나타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실질근로소득 증가율이 둔화하는 가운데 신규취업자수가 줄어들면서 가계의 소득개선이 미흡하다"고 분석했다. 국내 신규취업자수는 2014년 53.3만명을 기록한 뒤 하락해 2016년에는 29.9만명에 그쳤다.

이같은 추세를 극복하기 위해 양질의 일자리 확충이 최우선과제로 꼽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일자리의 총량뿐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근로소득이 지속 유지될 수 있는 경로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생산성 제고 노력과 함께 규제 합리화와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는 정책적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령대별 특성에 맞춘 지원도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대 이하 가구주 가계는 주거비 부담이 소비를 제약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며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공임대주택의 공급 확대 등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구주 연령별 소비지출 품목의 비중을 살펴보면 20대 이하 가구주 가계의 경우 주거 및 수도광열부문의 지출 비중이 18.9%로 가장 높았다. 특히 30대 1.2%, 40대 0.4%, 50대 1.3%와 비교해 높은 비중을 보였다.

60대 이상 가구주 가계의 경우 보건비용에 대한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60대 이상 가구주 가계는 보건부문의 지출 비중이 11.8%를 차지해 전체 지출 분야중 3번째로 높았다. 다른 연령대의 가구주 가계의 경우 보건부문 지출은 상위 5개 부문에 들어있지 않다. 

현대경제연구원은 "60대 이상 고령층 가구의 보건 관련 지출을 줄이기 위해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고 취약계층의 의료접근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앞으로 관련 복지수요 증대로 사회적 지출 확대가 불가피함에 따라 사회적 합의와 정책의 합리성을 바탕으로 한 재정 건정성 확보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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