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초 지나면 스크린도어 자동으로 닫혀”

인천지하철 2호선 전동차. (사진=인천시)

[소비자경제=김현식 기자] 무인 원격제어시스템으로 운행되고 있는 인천지하철 2호선이 계속되는 사고로 이용객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전동차가 탑승객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유모차에 있던 아기만을 태우고 출발하는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한 것이다.

19일 인천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7일 인천지하철 2호선, 인천시청역에서 아기를 태운 유모차를 밀고 전동차에 오르려던 A씨는 갑자기 문이 닫히면서 유모차를 놓쳤다.

A씨는 다시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지만 전동차는 유모차만 태운 채 그대로 출발했다. 다행히 전동차에는 A씨의 지인들이 먼저 타고 있어 다음 역(석천사거리역)에서 아이를 찾을 수 있었지만, 자칫 아기를 잃어버릴 뻔 했다.

인천지하철 2호선에서 전동차가 유모차만 태우고 출발하는 일은 지난달 하순께에도 발생했다고 한다.

무인 원격제어시스템으로 운행되는 인천지하철 2호선은 출입문이 열린 뒤 35초가 지나면 자동으로 닫힌다. 스크린도어 각 문에는 12개의 레이저 센서가 장착돼 있으며 문을 지나가는 탑승객을 인지하면 자동으로 문이 열린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아침 출퇴근 시간의 경우 스크린도어는 35초 동안 열려있고, 스크린도어가 열려있는 한 전동차는 출발하지 않는다”며 “다만 스크린도어가 닫히면 전동차는 이상이 없다고 판단해 자동으로 출발한다”고 말했다.

이어 “A씨의 경우 환승역 중에서도 사람이 가장 몰리는 지점에서 탑승하려고 하다 보니 35초의 시간이 경과해, 스크린도어가 닫히게 되면서 A씨가 본능적으로 물러나게 돼 전동차가 출발했다”며 “사람이 스크린도어에 끼게 되면 다시 열리게 되고 출발하지 않지만, A씨의 경우에는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인천교통공사는 경위를 조사한 뒤 대책을 세울 방침이다.

앞서 인천지하철 2호선은 지난해 8월 7일 오후 9시30분께 운연역 차량기지에서 전동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당시 ‘탈선 대응 모의훈련’이라고 국토교통부와 인천시에 허위 보고한 혐의로 관련자들이 검찰에 입건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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