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부터 제 3기 민주정부까지 호남지역 전기와 수자원 공급”

섬진강댐 건설 50주년을 기념해 2015년 12월 준공한 3곳의 섬진강 주변 공원중 제3 공원인 갈무리공원에 설치된 조형물. 물방울이 땅에 닿자 집과 학교, 공장이 에너지를 얻고 식물도 자랄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소비자경제DB)

[소비자경제=이창환 기자] 미세먼지가 걷히고 하늘이 맑아진 날 섬진강 댐을 찾았다. 섬진강 댐은 우리 민족의 격동기를 그대로 반영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댐으로 알려져 있다.

전주에서 27번 국도를 따라 치즈로 유명한 임실군 강진면으로 내려가면, 서쪽으로 섬진강의 줄기를 따라 펼쳐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 댐인 섬진강댐을 만날 수 있다.

지난 1920년 우리나라 최초의 수리조합을 구성해 수자원이 풍부한 섬진강의 물길을 막아 비옥한 평야에 물을 대기 위해 1929년 임실군에 운암댐을 만들었지만, 당시 기술력이 부족했던 탓인지 이내 운암댐은 물에 잠기게 됐다. 이후 대륙을 침략한 일본이 식량 증산과 자재 생산 동력을 얻기 위해 운암댐 2km 아래 섬진강댐을 건설하기에 이른다.

1940년 11월에 시작한 공사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중단됐고, 1948년 수립된 정부가 공사를 계속 진행했지만, 한국전쟁이 발발하며 또 다시 중단돼 10년 넘게 방치됐다. 이후 박정희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추진돼 1965년 12월 준공이 완료됐다.

섬진강댐의 치수능력증대와 댐운영 정상화사업으로 2015년 준공된 보조여수로. 4개의 수문과 2개의 여수로로 구성된다. (소비자경제DB)

높이 64m, 제방 길이 344.2m, 총 저수용량 4억6600만톤, 만수위 때의 수면면적은 26.51㎢이며 유역면적은 763㎢이고, 시설발전용량은 3만4800㎾이다. 이 댐은 동진강 하류, 계화간척지 등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호남지방의 전력난을 해소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발전에 이용된 유수를 동진강으로 유역변경시킴으로써 동진강 하류지역의 경지 1만7890정보, 계화도간척지 3050정보, 부안농지확장지구 5000정보 등 4만5700정보에 관개용수를 공급하고, 연 200만석의 식량증산과 섬진강 중하류의 홍수피해를 방지하게 됐다.

최근에는 100년 빈도로 설계된 섬진강댐의 경우 가능최대홍수량(PMF)에 대응토록 하는 치수능력 증대사업의 시급성도 지적되면서, 2008년 5월 수몰지 내 주민 이주대책과 섬진강댐 재개발사업 실시계획을 통해 총사업비 2319억 원을 투입하고 현재에 이르게 됐다.

올해로 건설된 지 53년이 된 섬진강댐은 주변의 깊고 부드러운 산세와 함께 오랜 기간 그 자리를 지켜온 터줏대감으로 이 곳을 방문한 이들에게 맑은 하늘을 선물하고 있었다.

미세먼지와 환경오염 문제의 주범인 화력발전소와 안전문제로 존폐 위기에 놓인 원자력발전소에 대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시기, 섬진강댐을 바라보며 선조들의 지혜를 구해본다.

 

※ 참고

섬진강댐 [蟾津江─],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수자원공사 전북지역본부 섬진강댐 관리단
한국 지명 유래집, 국토 지리 정보원,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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