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투성이 나우에 장기대여한 151억 원…2년간 대손상각 122억 원 달해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사진=소비자경제DB)

[소비자경제=이진우 기자] ㈜블랙야크(회장 강태선)가 종속회사인 미국 포틀랜드 아웃도어 브랜드 ‘나우(NAU INTERNATIONAL. INC.)’의 실적부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강 회장의 장남 강준석 이사(글로벌 사업본부)가 나우 브랜드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우는 지난 2015년 1월 강 회장이 인수한 이후, 지난해 말까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강 회장은 물론 강 이사 역시 책임경영 문제와 사업부진 등에 대해 자유로울 수는 없고, 만회할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소비자경제>가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블랙야크 연결감사보고서와 개별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연결재무상태표는 자산총계 4689억 원, 부채총계 1259억 원, 자본총계 3430억 원으로 나타났다. 

또 개별 재무상태표에 따르면 자산총계 4737억 원, 부채총계 1230억 원, 자본총계 3507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두 재무상태표를 비교하면 나우를 포함한 연결재무상태표 자산총계가 개별 재무상태표 자산총계를 오히려 밑도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그 원인으로는 종속기업인 나우의 실적부진이 재무상태에 상당히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나우는 지난 2015년 말 기준 당기순손실 53억 원, 2016년엔 6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2년 연속 113억 원의 누적적자를 시현했다. 

지난해 말 기준 나우의 재무상태는 자산총액 107억 원, 부채총액 262억 원, 자본총액 –155억 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또 나우의 결손누적으로 인해 지분법적용투자주식의 잔액이 ‘0’이 됐다. 이에 대여금에 대해 지분법손실 및 지분법자본변동을 반영함에 따라, 2015년 말과 2016년 말에 대여금에 대한 대손충당금(자산 감소)으로 각각 45억 원, 77억 원을 설정하는 등 블랙야크 재무상태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블랙야크가 지난 2년간 나우에 장기대여금으로 151억 원을 지원해 적자를 메워줬고, 이 중 122억 원을 대손 처리한 것이다.

히말라야를 등반한 산악인이기도 한 강 회장이 건강 상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하더라도, 이제 그의 나이가 60대 중반을 넘어서며 본격적인 경영승계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재계는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나우를 인수한 이유 중에 자신의 장남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강 회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바도 있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강 회장이 장남의 경영수업을 위해 값비싼 대가를 치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비록 블랙야크가 강 회장의 개인회사나 마찬가지고 비상장 회사일지라도, 회사의 조직과 매출규모 및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등으로 볼 때 사회적 공인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다”면서 “또 경영수업 차원의 의도가 있더라도 강 이사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인해 회사의 재무상태가 악화하는 것에 대해서 책임경영과 만회 대책 등의 입장은 보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나우를 인수한 것은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에 투자하기 위해서이고, 당장의 부진은 이미 예상했던 부분”이라며 “단기적인 매출보다는 글로벌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고 성숙하게 해줄 브랜드로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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