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이미지 유지 위해서도 관리부실 책임 회피할 수 없어

경남 김해시에 위치한 GS25 G편의점. (소비자경제DB)

[소비자경제=김현식 기자] 경남 김해시에 위치한 GS25 편의점에서 일하는 직원이 상품을 구매한 고객의 쇼핑 가방에 허락없이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물을 넣어, 이를 섭취한 이들이 복통과 설사 등의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GS25 편의점의 상품관리에 문제가 있으며, 본사인 GS리테일도 가맹점 관리가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소비자 이 모씨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GS25 편의점 직원이 유통기한이 지난 곰팡이가 핀 빵을 아무 말도 없이 쇼핑 가방에 넣어 뒀다”며 “그것도 모르고 그 빵을 먹은 식구들이 복통과 설사로 고생했지만, 편의점 직원과 점주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 편의점서 유통기한 지난 음식물 섭취 후 설사·복통에 시달려

이 씨는 지난달 13일 오후 10시 30분쯤 경남 김해시에 위치한 한 GS25 편의점에서 상품을 구입했고, 이번 사태를 야기한 문제의 ‘왕만쥬’ 빵도 부지불식간에 딸려 오게 됐다.

다음날 새벽 1시 30분쯤 이 씨와 만 12세 자녀인 최 군은 먹고 있던 빵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을 느꼈고, 빵에 핀 선명한 곰팡이 자국을 발견했다. 이후 몇 시간 뒤에 이 씨와 최 군은 복통과 설사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이 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편의점 직원인 홍 모씨에게 카톡을 통해 곰팡이가 핀 빵에 대해 물어보니, 홍 씨는 “유통기한이 지난 지 얼마 안 돼, 폐기 처분하는 것이 아까워 서비스 차원에서 쇼핑 가방에 넣어 둔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편의점 점주도 이 씨에게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없이 “아이가 아프면 병원에 그냥 데리고 가면 되지 않느냐”며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

결국 이 씨와 최 군이 아침에 병원에 가서 진단해보니 위장염과 결장염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14일 이 모씨의 쇼핑 가방에 들어있던 곰팡이가 핀 빵조각. (사진=소비자경제DB)

◆ GS리테일 측, 유통기한 지난 상품 관리 매뉴얼 사실상 부재

GS리테일 측에 따르면 “전국의 GS25 편의점에서 발생하는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을 관리하는 매뉴얼로 후레쉬타임이 있다”고 밝혔다. ‘후레쉬타임’이란 편의점 내 BGM 스피커를 활용해 하루 4번(오전 7시 30분, 11시 30분, 오후 7시 30분, 11시 30분)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폐기 처분해야 한다는 안내 방송을 통해, 편의점 직원이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을 폐기 처분토록 하는 시스템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대부분의 편의점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을 관리하는 매뉴얼이 사실상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프랜차이즈라는 본사 브랜드를 믿고 가맹점을 이용하기 마련이다. 이에 본사가 브랜드 이미지 유지를 위해서라도 가맹점 관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14일 이 모씨가 병원에서 진단받은 내용의 통원확인서. (사진=소비자경제DB)

사건이 발생한 GS25 편의점 점주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평소 이 씨와 알고 지내던 편의점 직원 홍 씨에게 이 씨의 남편이 평소에도 유통기한이 얼마 지나지 않은 음식물을 제공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표현하곤 했다”며 “이 씨가 문제의 빵을 먹기 전에 이미 유통기한이 1~2시간 정도 지났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던 게 분명하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자정까지 유통기간이었던 빵을 폐기 처분하기 한 시간 전쯤인 11시경에 홍 씨가 이 씨에게 준 것”이라며 “사실상 유통기한이 훨씬 지난 빵을 준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오히려 반문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이번 가맹점의 상품 관리부실 사태에 대한 내용을 철저하게 조사해 밝히고, 그 결과 소비자의 피해 사실이 확인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면서 “앞으로 가맹점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며, 가맹점 상품 관리 매뉴얼에 대해서도 직원 재교육을 철저히 실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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