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심기불편’…채권 만기 연장 쉽지 않을 것”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사진=소비자경제DB)

[소비자경제=이진우 기자] 금호타이어 매각을 둘러싸고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 간의 갈등이 재점화되는 모습이다.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포기로 한발 물러선 듯 보였던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상표권을 줄 수 없다며 산업은행을 압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30일 재계에서는 산업은행이 이대로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가의 보도와 같은 채권 만기 연장이라는 카드로 맞불을 놓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박 회장은 최근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중국 자본 더블스타에 대해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을 불허한다고 선언했다. 이는 금호타이어 인수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박 회장으로서는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결국 채권단과 더블스타 간에 매도 계약을 종결하기 위해 포석으로 깔아 놓았던 선결 요건이 이제는 금호타이어 매각에 사실상 걸림돌로 작용하는 셈이 됐다.

매도 선결 요건 중에는 상표권 사용과 더불어 채권 만기 연장도 포함돼 있다. 더블스타가 채권 만기를 5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던 것.

그런데 더블스타의 경우 상표권 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채권 만기 연장까지 불투명해진다면, 굳이 1조원에 달하는 거액을 들여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명분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더블스타와의 매각 협상이 무산된다면 산업은행이 박 회장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채권 만기 연장을 불허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전망이 금융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만약 채권단과 더블스타 간 매각협상이 계약상 명기된 9월 23일까지 종료되지 않는다면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청구권이 다시 부활한다. 하지만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괘씸죄’를 적용해 순순히 채권 만기 연장을 해주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에 “올해 금호타이어 영업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라 자체 상환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며 “박 회장이 이런 식으로 나오는데 채권단이 쉽게 채권 만기 연장에 동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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