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보고서 “회원국들 北 SLBM 프로그램 물품 수출 피해야”

김일성의 105번째 생일(태양절)인 15일 평양 김일성광장 열병식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이 등장한 모습.(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소비자경제=고동석 기자] 북한이 개발해온 ‘북극성’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기술이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해 잠수함 1대에서 여러 발의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유엔(UN) 보고서가 나와 최근 한반도 안보위기 속에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워싱턴 프리 비컨이 유엔보고서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북한의 SLBM인 'KN-11'(북극성)을 발사하는 고래급 잠수함은 최근 발사관 양쪽에 통풍구를 추가했다는 것이다.

◇유엔 “北 SLBM 프로그램 美핵추진 미사일 모방”

유엔 보고서는 “이 잠수함이 향후 여러 개의 발사관을 지닌 SLBM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변화”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 프로그램이 미국의 1세대 핵추진 미사일 프로그램인 '폴라리스'를 모방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북극성 탄도미사일이 액체 연료에서 고체 연료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적 발전을 이뤄 공격 능력을 배가할 수 있는 안정성과 신속성을 확보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5개월간 신포 지역에서 진행한 네 번의 북극성 실험은 빠른 발전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 8월24일 실험은 발사부터 비행까지 전례 없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잠수함 발사 미사일을 개발 중인 북한 신포 조선소는 북극성의 주요 생산기지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이곳은 1개 이상의 SLBM을 적재할 수 있는 더 큰 규모의 추가 잠수함 건설에 사용될 수 있다”며 “이곳의 또 다른 제작소는 향후 SLBM의 장전 및 하역 시설로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 작성에서는 휴 그리피스 UN조정관의 주도 아래 미국과 아프리카·아시아·유럽 회원국 전문가 8인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회원국들이 강판·수중통신장비와 같이 북한의 SLBM 프로그램 강화에 쓰일 수 있는 물품의 수출을 피해야 한다”며 “실패로 끝난 지난해 4월23일 실험은 고체 연료 추진체 사용을 확인하는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한미 北미사일 공격 '킬 체인' 궤도 수정 불가피

북한은 지난 2월 12일 '북극성'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개량한 신형 '북극성 2형' 중거리 지대지(地對地)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이를 군사 전문가들은 액체연료에서 고체연료로 전환하기 위한 시험일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당초 KN-08, KN-14의 1단 로켓에 무수단 엔진 2기를 장착하는 방식으로 SLBM을 개발해온 것도 기존 무수단급 미사일의 주 연료였던 액체연료의 불안정성을 보완하기 위해 과정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엔 보고서가 밝힌 대로 북한 SLBM이 고체연료로 전환했다면, 잠수함 이외에도 '무한궤도형(型) 이동식 발사대에 장착돼 북한 어디에든 배치하고 공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미 군 당국이 북한 미사일 기지를 무력화하겠다는 '킬 체인'(Kill Chain)의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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