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 2017.11.22  update : 2017.11.22 수 10:52
소비자경제신문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자수첩
[기자수첩] ‘생리복지’ 모르는 생리대 회사들
                      이수민 기자

[소비자경제신문= 이수민 기자] 한 기독교 단체가 지난 3월 프랑스산 생리컵 716개를 공동 구매했다. 하지만 일반 수입 신고 품목 중 생리컵을 분류 할 항목이 없다는 이유로 인천공항에서 반송됐다.

해당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분노했다. “생리용품을 결정할 여성의 권리를 나라가 뺏는다” “대형 생리대 판매 업체에서 막는 것이 아니냐”등의 의견도 분분했다.

생리컵이 국내에 들어오지 못한 것은 생리컵을 수입할 만한 회사가 국내에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어느 업체도 생리컵 판매와 제조를 위한 허가 신청도 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반 수입 신고 품목 중 생리컵이 적용될 카테고리 자체도 없었다.

그렇다보니 소비자들은 생리컵이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것’으로 이해한 상태다.

국내에서 판매량이 높은 생리대 10여종 일부에서 벤젠·스타이렌 등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조사 대상인 생리대 10여종에서는 휘발성 화합물질이 모두 검출됐다.

여성환경연대가 주최한 '여성건강을 위한 안전한 월경 용품 토론회'에서 한 시민단체 대표는 “생리대를 착용했을 때 피부와 가까이 닿는 만큼 더 진한 농도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며 “여성들이 생리대를 사용하는 환경을 고려할 경우 문제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일회용 생리대의 안전성 논란과 아울러 ‘깔창 생리대’ 등 저소득층 청소년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생리컵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생리컵은 반영구적으로 재사용이 가능하다. 또 탐폰의 치명적인 단점인 독성쇼크증후군이 없다. 그런데다 가격은 2, 3만 원대로 저렴한 편이어서 소비자들 선호도 높다.

심상정 의원은 국정감사 자리에서 “유한킴벌리는 독과점업체로써 사회적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규복 유한킴벌리 대표이사는 “많은 국민들, 특히 최하위 계층에 있는 청소년 여학생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주게 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2016, 2017년 1월 시중에 팔고 있는 생리대 가격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생리대 가격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생리대 시장이 독과점 구조에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생리대 시장은 유한킴벌리가 55%, LG유니참 23%, 한국P&G가 15%로 3사 시장점유율이 전체의 93%를 차지한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3개 이하 사업자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75% 이상이면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하고 있다.

처음 생리컵 제조를 시작하는 회사는 안전성 실험에 약 2억 원 가량의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 출시가 늦춰지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에서 구입하는 생리컵은 해외 사용자 기준에 맞춰져 있어 국내 사용자는 크기가 맞지 않아 불편하거나, 해외 쇼핑몰에서 구매하고 있다 보니 제품 교환과 반품에 대한 어려움이 있다.

시장성이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첫 업체라는 이유로 창업단계에서 큰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부담이 된다. 업체들끼리 힘을 합쳐 첫 허가 신청을 내는 것도 임상실험 등 여러 이유로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생리대 독과점 지배사인 유한킴벌리는 정작 ‘생리’ 문제에 대한 관심은 적어 보인다. 생리대 회사들의 사회공헌활동 중에 ‘생리복지’가 빠져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청소년 여학생들에게 송구스럽게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수민 기자  npce@dailycnc.com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수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칼럼
[새벽 에세이] 감사의 계절...가을이 저문다

[소비자경제신문 칼럼] 창 밖으로 아름다운 가을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알록달록 오색찬란한 나뭇잎들이 자신의 옷 자랑하기 여념이 없다. 살고 있는 아파트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4계절 나무들의 변화를 생생히 관찰할 수 있다. 안방 창문 너머 감나무에 주먹만한 붉은 감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장석주 시인이 쓴 ‘대추 한 알’이 떠올랐다.‘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천둥 몇 개...’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 현판에 걸려 있던 시를 처음 접했을 때는 별 감흥이 없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멋진 시 라는 생각이 든다.

[이동주 의학 칼럼] '그럴듯한 이야기'

[소비자경제신문 칼럼] ‘평소에 두통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최근 논문에 소개된 내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두통은 뇌 혈류량이 부족해지면서 혈관에 분포되어있는 신경이 과민해지면서 생기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Houston에 있는 Angeles대학병원의 Joc verlander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머리가 아픈 쪽의 반대편으로 누워서 자게 될 경우 통증이 있는 뇌부위의 혈류가 줄어들어서 통증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머리가 아픈 쪽이 아래로 향할 수 있도록 누워서 잘 것을 권유했습니다. 오른쪽 머리가 아프

[박재형 법률칼럼] 인터넷 방송에 대한 규제 논의를 보고

[소비자경제신문 칼럼] 최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 대한 국회의 국정감사 과정에서, 인터넷 방송 플랫폼인 아프리카 티비 방송 컨탠츠들의 폭력성, 음란성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시청자의 BJ에 대한 후원 수단인 별풍선이 방송의 폭력성, 음란성을 부추기는 주 원인이라며, 이에 대한 규제를 요청했습니다.이러한 의원들의 주장을 보면, BJ는 시청자들이 방송 중 실시간으로 선물할 수 있는 후원금인 별풍선을 주 수입원으로 하는데, BJ들이 별풍선을 받기 위해 경쟁적으로 점점 더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방송을

[데스크칼럼] 내로남불의 덫에 걸린 ‘슈퍼 공수처’

[소비자경제신문 칼럼]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내걸었던 대선공약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이 가시화되고 있다. 대선 전에는 가칭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로 불렸다.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18일 발표한 공수처 구성의 밑그림을 살펴보면 공수처장과 그 아래로 차장을 두고 검사 30~50명, 수사관 50~70명 수사인원을 갖춰 최대 122명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공수처의 수사대상은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회의원,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대법관, 헌법재판관, 광역지방단체장과 교육감 등 외에도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