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돈도, 수출입은행 돈도 모두 국민 혈세"
[소비자경제=김화신 기자]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은 12일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 채무 재조정안을 놓고 이견을 보이는 국민연금에 대해 “출발점부터 인식이 잘못됐다”고 질타했다.
최 행장은 “회사채의 만기가 도래하지 않았을 뿐이지 대우조선은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하기 이전부터 지급불능 상황이었다”며 “이번 방안을 통해 사채권자들이 50%라도 받게 해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4월 회사채 상환을 요구하는 것은 결국 수은 돈으로 국민연금을 비롯한 다른 채권자의 돈을 갚아달라는 것”이라며 “이는 어떤 경우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최 행장은 수은이 채권 규모가 크지만 국민연금과 같은 채권자이면서도 수은이 최다 채권자가 된 것은 선수금환급보증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기관투자자들이 수익을 남기기 위해 회사채에 투자했다면 수은은 조선업의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지원하려고 선수금환급보증을 지원했다가 최다 채권자가 됐다는 의미다.
최 행장은 “수수료를 받으려고 선수금환급보증을 발급한 것이 아니라 조선업을 지원해야 하는 기능 때문에 한 것”이라며 “수은 돈으로 다른 채권을 갚게 하고 대우조선을 죽이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연금의 돈만 국민의 돈인가. 수은의 돈도 국민의 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 행장은 현재까지 국민연금의 태도로 보아 대우조선이 단기 법정관리인 P플랜에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 행장은 자율적 구조조정 안에서 수은이 4000~5000억 원의 충당금을 쌓아야 하지만 P플랜에 들어가면 그 규모가 1~2조 원으로 불어나는 것으로 추정하면서 “국민연금이 과거의 시비 때문에 이런 식의 태도를 보이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