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재평가 통한 재무구조 개선…‘자기자본이익률’ 떨어질 가능성 커

기업들의 보유 유형자산인 토지 등의 재평가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은 부채비율 줄이기라는 지적이 있다.

[소비자경제=이창환 기자] 국내 상장사들의 토지 보유 평가액 증가는 기업재평가를 위한 ‘부채비율 낮추기’ 용도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재벌닷컴' 정선섭 대표는 29일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국내 10대 그룹 상장 기업들의 토지평가액이 늘어난 이유 중 자산재평가를 하는 것도 이유다”라며 “현대중공업 등 일부기업의 경우 부채 비율이 높아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자산 재평가를 통해 자산이 늘면서 부채비율이 낮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또 “이럴 경우, 기업들이 자산총액이 늘어나 부채비율이 낮아지게 되며 부채비율이 낮아지면 금융권에서 대출하기도 편하고 최종적으로 평가받기도 좋은 면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오랫동안 보유하고 있던 토지에 대한 평가액이 증가하면서 전체 자산규모를 늘린 후 기업 재평가를 거쳐 상대적으로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은 기업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게 되는 것이다.

일단 부채비율이 줄어들게 되면 기업의 자금보충을 위한 자금운용도 더 수월해지고 기업 운영을 위한 신용도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또 “2015년부터 10대 그룹의 토지 보유액이 50조대에서 70조대로 늘었는데, 이는 현대자동차가 삼성동의 구 한전부지를 매입하면서 크게 늘어나게 된 이유“라며 ”현대차그룹의 보유토지 평가액은 전년보다 0.4% 늘어난 24조3478억원으로 2014년 당시 삼성동 소재 구 한국전력 부지를 10조5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압도적 1위로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금융관련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자산재평가로 재무구조를 개선해 신규 투자 및 기업 가치 높이기에 힘쓴다”면서 “자산재평가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배당에서도 제외되고 주가 상승 요인도 있어 회사 입장에서는 이득”이라고 말한다.

즉 기업들이 자산재평가를 통해 재무구조가 개선되면서 투자유치 및 기업가치 상승 등으로 주가도 올라가지만 재평가를 통한 이익은 미실현 이익에 해당돼 배당을 나누지도 않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여러 면으로 이득이다.

지난 2010년 기업 인수‧합병(M&A) 등으로 재무구조가 나빠졌던 롯데쇼핑의 경우 장부가액이 3조2243억 원이던 토지에 대해 6조7964억 원으로 재평가 받으면서 무려 3조 5721억 원의 차액이 발생해 나빠진 재무지표를 개선할 필요도 없었다. 현재 롯데쇼핑의 토지규모는 7조8405억 원에 달한다.

다만 NH투자증권 담당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기업재평가를 통한 재무구조 개편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은 기업의 이익은 그대로 인데 자본만 증가한 경우이기 때문에 자기자본이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며 “자기자본이익률이 떨어진 상태라면 의미있는 주가반응을 기대하기 힘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자산은 늘었는데 자기자본 이익률이 떨어진 기업이라면 재무구조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해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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