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출처=포커스뉴스)

[소비자경제=고동석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한 것을 두고 주요 대선후보들과 각 정당의 반응은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우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캠프의 수석대변인인 박광온 의원은 이날 논평을 통해 “진실을 밝히고 용서를 구하길 바란다. 모든 진실을 밝히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걸 아시기 바란다”고 질책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검찰은 한 점 의혹 없이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국민은 검찰 수사를 지켜볼 것이다. 진실 규명이 국민 통합의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구속 수사해야”…“법치주의 원칙 실현”

안희정 충남지사 캠프 대변인인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논평에서 “새로운 시대교체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며 “검찰은 법과 정의에 성역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줘야 한다. 낡은 시대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대교체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재명 성남시장 캠프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병욱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직권남용 등 13개 혐의를 가진 범죄 피의자”라며 “박 전 대통령은 여전히 범죄 혐의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한 채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히고 있을 뿐”이라며 구속수사를 요구하는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같은 날 광주북갑·을 당원간담회에서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법치주의 원칙이 실현된 것”이라며 “이는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법치주의의 증거”라고 말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 캠프 김유정 대변인은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진실을 제대로 밝혀야 한다”며 “그것이 국가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이 마침내 검찰에 출두했다. 모든 걸 떠나서 국가적으로 국민적으로 매우 불행한 일이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논평했다. 또 검찰을 향해선 “한 점 의혹 없이, 정치적 계산 없이 공정·신속하게 수사해야 한다”며 “그동안 국민들로부터 지탄받고 외면 받아온 검찰이 신뢰와 명예를 회복하는 마지막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한 때 국민 절반의 지지를 받았던 대통령이 아니라, 일반 형사범의 길을 선택한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은) 그 자리에 서면 약속이나 한 듯 내뱉는 성의 없는 말 뿐이었다”고 일갈했다.

심 대표는 “일말의 기대로 박 전 대통령의 입을 쳐다봤던 국민들 입에서는 탄식이 터져 나온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다면, 모질지 못한 우리 국민들 성난 마음 많이 누그러졌을지 모른다”며 “국민들이 용서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고약한 전 대통령 모습에 상처받을 국민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국민통합이니 국격을 들먹이면서 살살 하자고 하는데, 안 될 말”이라며 “국민정서법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을 가중처벌 하자는 것도 아니다.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사법처리 하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정당 대선후보인 남경필 경기지사는 “사법절차에 대해 정치권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법치주의에 따라 절차가 진행될 것이고, 사법부의 판단에 따르면 된다”고 말했다.

대선후보 경선 상대인 유승민 의원은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 임기를 못 채우고 헌재에서 파면당하고 이제 검찰에 출두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며 “인간 박근혜에 대한 마음이 쓰리다”고 씁쓸해 했다.

유 의원은 “오늘 아침,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으러 출두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아프지 않은 그런 사람은 이 자리에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불구속 수사해야” ... “검찰 출두 시 통상적인 발언”

반면 1차 경선에서 4명으로 압축된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들은 검찰에 불구속 수사와 함께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요구했다.

친박 핵심인 김진태 의원은 “검찰은 남은 사건을 열심히 수사해서 범죄자를 처단하는 것이 임무이기도 하지만 억울한 일 없게 하는 것도 검찰의 존재 이유”라며 “검찰이 이 사건의 진실을 제대로 밝히길 기대하면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충분히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도 “박 전 대통령이 내놓은 메시지를 그 말씀 그대로 이해하고 있다. 저도 침통한 심정”이라며 “결국 탄핵이라는 헌정의 비극적인 일을 당한 데 대해 저도 송구스러운 생각이 든다”고 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검찰에 출두하면서 통상으로 늘 하는 말 아니냐. 내가 그 말에 대해 무슨 말을 하냐”며 “어제 내가 얘기 다 했다. 풀은 바람이 불면 눕는데 요즘 검찰은 바람이 불기도 전에 눕는다. 지금 검찰이 눈치를 보고 있는 곳은 딱 한군데”라며 에둘러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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