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라인에 선 뒤 "국민께 송구"…의혹 관련 질문 '답변 없이' 들어가
[소비자경제=이창환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뇌물·직권남용 등 혐의로 검찰에 출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30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청와대를 떠나 자택에서 칩거한 지 9일 만에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 포토라인에 섰다. 박 전 대통령은 청사내부로 들어가기 전 국민들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을 둘러싼 혐의와 의혹들에 대해 쏟아진 기자들의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지난 12일 자택 복귀 때와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불복하듯 말한 입장을 견지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과 ‘사익 챙기기’를 도운 사실로 파면된 박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피의자로 검찰 조사를 받는 네 번째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검찰은 1기 특별수사본부에 이어 재구성된 특수본을 통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수사의 정점을 찍을 수 있을지 검찰의 신뢰회복이라는 대국민적 과제 앞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돌입했다.
박 전 대통령은 파면선고 이후 지난 12일 삼성동 사저로 들어가고 나서 바깥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앞 도로에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 및 구속을 반대하는 보수단체와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외치는 단체가 서로 마주보고 집회를 펼쳤다.
한편 검찰은 가급적 자정을 넘기지 않고 조사를 끝내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으나 박 전 대통령이 사실관계와 법리 해석을 두고 검찰 측과 치열하게 다투면서 방어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돼 조사는 자정을 훌쩍 넘겨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있다.
검찰은 전직 대통령이라는 특수성 등을 고려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소환 없이 추가 보강수사 등을 통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