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자급률 40% 붕괴"…'미국산 안전' 응답률 50% 넘어

(출처=USMEF, 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이창환 기자] 미국산 쇠고기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지 5년 만에 수입증가율 1위를 차지했다.

1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미FTA가 발효된 2012년 48.2%였던 쇠고기 자급률은 지난해 약 37.7%까지 하락했고 자급률은 우리나라의 쇠고기 총 소비량 가운데 국산 소비량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2003년 36.3% 이후 13년 만에 40%대가 붕괴했다.

농경연은 “쇠고기 자급률이 하락했다는 것은 국내산 쇠고기인 한우 소비는 감소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쇠고기를 찾는 수요가 늘어났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국산 쇠고기 자급률은 처음으로 40% 아래로 내려왔는데, 한우 가격은 급등하는데 반해 일명 ‘김영란법’이라는 청탁금지법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

특히 10년 안에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는 데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쇠고기 연령제한 해제'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어 이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무역협회는 13일 “지난해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15만6000톤으로 전년 10만6000톤보다 46.5% 급증했다”고 밝혔다.

미국육류수출협회(USMEF)는 이날 발표 자료를 통해 “수입량이 5000톤대 이하로 소량인 국가를 제외하면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증가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고 전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일본에 이어 한국이 다음으로 많고 지속적으로 수입량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USMEF는 “지난해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 갤럽과 7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소비자 인식 조사에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응답률이 50%를 넘어서기도 했다”고 전했다..

2001년 ‘소고기 수입’이 자유화된 이후 미국산 소고기는 ‘LA갈비’ 등을 앞세워 한국 수입 소고기 시장에서 굳건히 1위를 유지하다 2003년 미국 내 광우병이 확인되면서 수입이 전면 금지됐으나 미국은 광우병 추가 발생이 없다는 이유로 수입 재개를 요구했고, 여러 차례에 걸친 한·미 협상 끝에 ‘30개월 미만’ 소고기의 수입이 재개됐다.

당시 정부는 수입 협상 졸속 추진 여론이 거세지면서 대규모 반정부 촛불집회가 열렸고 취임 초기 이명박 정권이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으나 한미 FTA가 발효된 이후부터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광우병 사태 이전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미국산의 수입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07년 6.4%에서 지난해 42.6%까지 늘었고 11월에는 미국산 수입량이 13년 만에 호주산을 제치고 한 달간 1위를 기록하기도 해 조만간 미국산이 호주산을 제치고 부동의 1위를 차지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김영란법 등의 영향으로 국산 쇠고기로는 기준가액 식사 3만원과 선물 5만원을 맞추기가 힘들어 미국산 등의 수입 쇠고기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경연 관계자는 “수입개방과 관세율 하락, 유통 기술의 발달 등으로 향후에도 쇠고기 수입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생산비 절감을 통한 한우의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고, 차별화 전략 등 새로운 방안도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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