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내수 감소에 미국 내 투자압박 겹쳐 출구전략 필요

(사진제공 = 쌍용자동차)

기계, 선진국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하지만 중국과 경쟁 불가피
철강, 미국이 한국제품에 50% 이상 고율 반덤핑·상계관세 부과
조선, 해운강국에서 해운약소국으로 밀려나 경쟁력 저하
IT전자, 반도체 부문 호조세 기대 전망
섬유의류, 환율에 따라 희비 엇갈려

[소비자경제=송현아 기자]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신보호무역주의의 행보를 강력하게 시작하면서 국내 산업에 끼칠 영향에 대한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출효자산업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자동차산업은 내수 감소에 미국 내 투자압박이 겹치면서 출구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계산업은 선진국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기대감을 가질 수 있지만 중국의 기계산업의 발전으로 인해 중국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철강산업은 미국이 한국제품에 50% 이상 고율 반덤핑·상계관세 부과한 바 있어 밝은 전망을 하기 어렵다. 

조선산업은 한진해운 파산으로 인해 해운강국에서 해운약소국으로 밀려나 경쟁력이 저하된 상황이다.

▲자동차, 중국車 진출과 미국 내 생산압박이 문제

자동차산업은 내수감소, 중국차 상륙, 미국 내 투자압박의 삼중고가 겹쳤다. 올해 내수 감소폭이 3.5%로 지난해(0.4% 감소)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중국 자동차마저 내수시장 잠식에 나서 경쟁강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대외적으로도 미 신정부가 자국생산·판매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우리 업체는 타국 업체(평균 67.5%)에 비해 미국 현지생산 비중이 낮고, 관련 이슈를 논의할 한미정상회담이 주요국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점도 부담요인이다.

정부는 최근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자율주행차를 자동차산업의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방침이어서 자동차산업 전망은 향후 추이를 지속적으로 지켜볼 만하다.

▲기계, 해외 인프라투자 확대 영향 vs 중국과 경쟁

기계산업은 신흥국의 노후 건설기계 교체주기가 도래하고 유가상승에 따른 산유국의 설비투자 재개, 미국·일본 등 주요국의 재정확장 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중국산 기계제품이 기술력이 높아지며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어 중국과의 경쟁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IT·가전, 삼성전자의 글로벌 이미지 실추 부정적 영향 미칠 듯

IT·가전산업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기존 PC, 스마트폰 위주에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드론 같은 신기술·신제품으로 적용범위가 급격히 확대 중인 반도체 부문이 호조세를 보일 전망이다.

고성능의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성장세도 빨라 지난해 773억 달러였던 메모리 반도체 시장규모는 올해 853억 달러로 10.3% 증가할 전망인데다 스마트폰 화질경쟁이 치열해지면서 LCD 액정 대신 한국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95% 이상인 OLED로 교체될 것이라는 점이 긍정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배터리 폭발사건에 이어 정경유착 의혹으로 인한 삼성전자의 글로벌 이미지 실추로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이 미국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작용할 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섬유·의류, 환율에 달려 있어

섬유·의류산업은 신흥국의 저가 물량공세와 모바일·인터넷 거래 확대로 인해 단가 하락 및 생산 감소가 예상된다. 베트남으로의 수출도 TPP 무산 가능성으로 타격을 받게 됐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달러강세, 원화약세가 두드러지면 수출경쟁력이 나아질 수 있지만 미 행정부의 달러화 약세 정책으로 인해 이러한 낙관적인 전망에 의지하기 어렵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 약세였던 미 달러화가 하반기 강세가 됐던 점과 함께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예고로 인해 현재 약세를 보이고 있는 미 달러화가 이후에는 강세로 전환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볼 만하다.

철강, 공급과잉 속 무역장벽 겹쳐

철강산업은 공급과잉과 주요국의 수입규제가 겹쳤다. 최근 미국이 한국산 철강에 50% 이상 고율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가운데 태국, 인도, 대만 등 신흥국도 수입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이다. 여기에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 부진으로 인해 국내수요도 답보상태이다.

그러나 글로벌 과잉공급의 진원지이자 세계 철강의 50%를 생산하는 중국이 지난해부터 감산조치를 본격화했고 철강재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경기회복세가 약해 철강경기 불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조선해운, 해운강국의 영예는 과거의 일

조선산업은 전세계 무역량 감소로 인해 수주가뭄이 계속되고, 구조조정으로 인해 건조물량 취소와 계약취소 등 일감부족이 심화될 전망이다.

과당출혈경쟁과 구조조정 적기를 놓쳐 10년 전(2008년) 중국에 추월당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수주잔량마저 일본에 재역전당한 상황에서 최근 한진해운 파산으로 인한 영향이 조선해운업계의 불황을 가중시킬 수 있다.

정부는 현대상선을 2020년 글로벌 해운사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지난해 말 밝힌 바 있지만 현대상선도 재정부실문제가 심각한 상황이어서 정부가 어떻게 약속을 지켜나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2020년 시행되는 전 세계 선박 환경규제가 선박교체 관련 수주 증가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노력과 함께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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