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차원 업무 대부분 계열사로 이관될 전망

삼성그룹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미래전략실(미전실) 해체와 맞물려 그룹 차원에서 해왔던 모든 업무가 계열사로 이관될 전망이다 (출처=소비자경제DB)

[소비자경제=나승균 기자] 삼성그룹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미래전략실(미전실) 해체와 맞물려 그룹 차원에서 해왔던 모든 업무가 계열사로 이관될 전망이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행사하던 사장단·임원 인사권이 계열사에 넘어가고 사장단회의와 연말 CEO(최고경영자) 세미나, 그룹 공채와 신입사원 연수, 그룹 차원의 대관업무 등은 폐지된다.

28일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조만간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 각 계열사가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에 나설 계획이다. 각 사는 이사회 산하에 CEO 추천위원회 등을 구성해 사장 인사를 할 가능성이 높다. 임원 인사도 마찬가지다. 

그룹 차원의 공채도 올해 상반기 채용이 마지막이 될 전망이다. 앞으로는 계열사가 자체 인력 상황을 고려해 신입이나 경력 사원을 뽑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직원 연수·교육과정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삼성그룹 이름으로 유지되던 홈페이지, 블로그 역시 폐쇄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그룹 차원에서 선정, 시상했던 ‘자랑스러운 삼성인상’도 없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상은 이건희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신경영선언을 한 다음 해인 1994년 만들졌다. 계열사 직원 50만여명 중 매년 10여명을 선정, 1직급 특별승격 혜택과 1억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청와대 국회 검찰 등을 상대하던 그룹 차원의 대관 업무는 아예 없애기로 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정경유착, 특혜 논란 등으로 비난받아온데다, 대관부서가 주도한 정유라 승마 지원 때문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까지 구속됐다는 반성에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그룹이 이재용 부회장 구속 등으로 영향을 받으면서 총수 및 최대 주주들의 영향력을 줄이겠다는 보여주기식 행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전설에서 다뤄왔던 그룹 인사권과 경영 전반을 관할해온 공식적인 업무가 물밑에서 작동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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