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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운명과 심판, 대한민국 민주주의 길

 

서원호 취재국장

[소비자경제신문=서원호 취재국장] 새봄은 3월로 시작된다.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시작했다. 헌법 전문이 밝히는 바다. 대한민국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촉발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정국으로 시릿한 겨울을 보냈다. 이제 그 눈물과 분노의 겨울은 환희와 열락의 새봄이 돼야한다. 국민들은 새봄에 새로운 대한민국을 희망한다.

3월 13일은 헌법재판소의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는 날이다. 헌재는 박 대통령 탄핵심판을 3월 13일 전후에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헌재는 탄핵심판 최종변론 기일을 27일로 확정하면 2주 정도 재판관 평의를 거쳐 선고할 수 있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대통령이 출석할 경우 헌재가 준비할 사항이 많으니 하루 전에는 출석 여부를 알려 달라”고 말한 것도 3월 13일 전후의 선고를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다.

◆ 대통령의 선택, 경우의 수만 7~8가지

물론 27일 최종변론을 하기로 했지만 어떤 돌발변수가 생길지 알 수 없다. 박 대통령의 출석여부가 여전히 안개 속인 상황에서다. 만약 대통령이 최종변론에 출석하기로 한 다음 경호와 의전을 이유로 기일을 다시 잡아달라고 할 수도 있다. 대통령이 최종변론에 출석해 헌재가 대통령을 신문하는 도중 돌발 상황이 생긴다면 최종변론 기일을 다시 잡아야 한다.

또 대통령이 출석한 경우 신문과 변론이 ‘필리버스터’처럼 길어질 수도 있다. 대통령 본인이 반론권을 주장하며 변론을 재개해 달라고 헌재에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뿐만 아니다. 서석구 변호사와 김평우 변호사의 돌발언행이 재현될 수 있다. 제2, 제3의 김평우 변호사가 등장해 변론이 중단될 수도 있다. 그러면 헌재는 최종변론 기일을 다시 잡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간 논란이 돼 왔던 대통령 대리인이 ‘전원 사퇴’할 수도 있다.

‘내란’, “시가전이 생기고 아스팔트가 피로 덮힐 것”이라는 언행이 헌재 재판정에서 벌어졌다. 이같은 반헌법·반법치의 선동을 한 사람은 김평우 박 대통령 측 변호사이다. 그렇다보니 최종변론 이후 선고가 이뤄져도 ‘헌재 결정 불복 선언’과 함께 단체행동을 할 수도 있다. 선동이 행동화 될 수 있다.

또 다른 하나가 박 대통령이 탄핵선고 하루 이틀 전 ‘하야 선언’ 시나리오다. 탄핵 전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면 ‘전직 대통령의 예우’를 받을 수 있지만, 탄핵이 인용되면 ‘예우’를 받을 수 없다. 청와대는 일단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하야를) 청와대에서 검토를 한 것으로 들린다”고 말한 바 있다. 범여권에서 ‘질서 있는 퇴진론’을 다시 들고 나온 것도 계산된 경우의 수란 분석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은 대선 주자들이 보수층 여론을 의식해 ‘박 대통령 사법처리’를 강행하지 못하도록 미리 선수 치는 전술이란 시각도 있다.

◆ 운명, ‘국민 대화합이냐, 국론 쟁투냐’

‘자진 하야’는 탄핵심판이 진행 중이라도 가능하다. 또 대통령이 하야한다고 헌재의 탄핵심판이 자동으로 중지되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대통령이 ‘하야 선언’을 하고, 헌재가 ‘기각이나 각하’ 결정을 한 이후에 ‘하야를 하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가는 경우다. 대통령이 버티기에 들어가면 다시 탄핵 건을 국회에 재상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정국은 또 다시 요동칠 수 있다. 탄핵 찬성과 반대로 국민분열과 대립은 더욱 격화될 수 있다. 한인섭 서울대 법대 교수가 이점을 우려해 ‘대통령의 하야 선언 여부와 관계없이 헌재는 반드시 최종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한 이유다.

우리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한민국과 결혼했다’는 취임식 초청장을 믿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이다.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234명 찬성, 78%)이 그것이다. 국민들은 국정농단과 탄핵정국으로 어쩌면 씻을 수 없는 수치와 굴욕을 당했다고 생각한다. 국격은 추락하고, 민족의 자존감은 깊은 상처로 몸살 중이다. 그런데, 그 책임의 중심에 서 있는 대통령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검찰과 특검 조사를 당초의 약속과 달리 거부했다. 그렇다보니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8일 수사기간 만료에 따라 박 대통령에 대해 ‘조건부 기소중지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올 겨울을 이렇게 보내는 동안 대한민국은 어느새 ‘촛불’과 ‘태극기’로 나뉘어졌다. 헌재 심판정이 태극기 퍼포먼스 공연장이 되고, ‘내란과 피’의 선동장으로 초토화되기도 했다. 그렇다보니 일촉즉발의 ‘3월 위기설’까지 나온다. 이로부터 안타까움을 느끼는 국민이 하나 둘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보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선택이다. 앞서 열거된 최소 7~8가지나 되는 경우의 수는 우선 대통령 자신의 운명을 결정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오늘과 내일에 영향을 미친다. 대통령의 선택 가운데 꼭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할 것이 있다. 해야 할 것은 ‘국민 대화합’이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은 ‘국론 분열’이다. 국민들이 대통령의 헌재 심판선고 지연전술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가. 국정농단에서 헌재농단을 거쳐 국민까지 농단해서는 안 된다.

◆ 심판의 날, 역사는 어떻게 평가할까

3월 13일은 대통령 탄핵심판의 날로 역사에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심판의 열쇠를 쥔 헌재의 재판관들은 소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이정미 재판관, 김이수, 이진형,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재판관 8인이다.

이정미 재판관은 이용훈 대법원장 지명으로 임명됐다. 김이수 재판관은 2012년 국회 야당추천으로, 이진성 재판관은 양승태 대법원장이 지명했다. 김창종 재판관은 양승태 대법원장의 지명에 의한 경북대 출신의 첫 대구경북지역 재판관이다. 안창호 재판관은 여당 추천이었다. 강일원 재판관은 여야 합의로, 서기석 재판관과 조용호 재판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명했다. 대한민국 역사에 8인의 재판관은 어떤 평가를 남길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심판의 날이 가까워오면서 ‘광장’이 흔들리고 있다. 헌재 8인 재판관은 23일부터 24시간 경찰의 근접 신변보호를 받고 있다. 근접경호는 재판관 출퇴근을 포함해 변론 및 평의 절차 등에서도 이루어진다. 헌재가 경찰에 개별 경호를 요청한 데는 찬반 양측의 공방이 거세지는 상황에서다. 재판관들을 상대로 한 위해나 압박 등의 불상사가 행여 일어날 것을 우려한 조치이다.

이는 또 심판 결정 이후에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의 예고편일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테러 위협’에 대한 경계로 자체 경호를 시작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달 8일 경북 구미 방문에서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단체 회원 200여 명으로부터 이동을 방해받고 욕설을 듣는 등 실제 위협적 상황에 놓인 바 있다. 정치권은 극단적 대립과 갈등의 조정자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우리 국민은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촛불을 들었다. 연인원 1500만명 수준에 달하는 촛불민심은 질서 있고 평화로운 행진 시위를 세계역사에 기록 중이다. 촛불 광장은 한국 민주주의를 한 단계 드높였다. 그 뜻을 따라 우리 국민들은 심판정국을 슬기롭게 극복해 ‘무혈(無血’)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계속 돼야 한다.

서원호  os054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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