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이창환 기자] 채권 금융기관 중심의 구조조정은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0일 ‘시장 친화적 기업구조조정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최근 금융시장 환경이 변화하고 산업구조가 고도화됐다”며 “채권금융기관 중심의 기존 구조조정 방식이 큰 한계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

임 위원장은 특히 “기업들이 시장성 차입을 확대하면서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은행이 과거와 같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 등 산업구조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재무적 구조조정과 사업구조 개편이 함께 이뤄져야 하지만 이와 관련된 채권은행의 전문성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계를 보이는 채권은행 위주의 구조조정 체계를 상시적이고 시장 친화적이며 전문성을 갖춘 방식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미로 구조조정의 주체와 대상인 채권은행, 자본시장, 기업의 노력과 변화가 요구된다.

임 위원장은 또 “구조조정 본질은 ‘옥석 가리기’로 채권은행은 온정적·소극적 신용위험평가 관행에서 벗어나 엄격하고 객관적 기준에 근거해 조정 대상 기업을 선정해야 한다”며 “구조조정의 목표는 ‘기업 퇴출’이 아니라 ‘기업 살리기’로 기업이 새로운 구조조정의 틀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는 자본시장에서는 좋은 기업을 싼값에 사서 더 비싸게 파는 인수합병보다 구조조정 기업을 경쟁력 있게 키워 부가가치를 높이는 적극적 자세가 요구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임 위원장은 “연기금 등 주요 기관 투자자들도 구조조정시장을 통해 새로운 투자기회를 발굴하려는 노력을 더욱 강화해달라”고 당부하며 “시장 친화적 구조조정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들 수 있지만 노력한다면 미래에 새로운 구조조정 시장을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