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독극물 공격을 받아 사망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모습을 담은 CCTV영상이 공개됐다. 사진은 공격받은 직후 공항 보안요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 (출처=포커스뉴스)

[소비자경제=서원호 기자] ‘안보이슈’에 대해 야권이 공세적인 모양새다. 그 동안 ‘안보는 보수’란 등식이 정치권에 팽배했었다. 여권의 안보 공세를 미리 차단하겠다는 정치셈법이란 해석이 나온다. 조기 대선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보수·중도층을 안심시키겠다는 전략이란 분석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20일 최고위원회의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정남씨 피살사건 혐의자 4명이 말레이시아 정부의 수사망을 피해 북한에 도착했다는 보도”를 들어 “말레이시아 정부는 북한에 혐의자들의 송환을 요구하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우리 정부도 말레이시아 정부와 협력해 조사가 철저히 되도록 외교력 발휘를 해야 한다”며 “북한도 자신들이 개입한 게 아니라면 혐의자들을 말레이시아에 돌려보대 철저한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협력하라”고 압박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이제는 북한이 이 문제에 대해 조사에 나서야 한다”면서 “북한 국적의 용의자가 살해에 관련됐다면 북한이 수사에 협조하는 것이 국제법상의 관례”라고 촉구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도 19일 중도층을 겨냥해 ‘북한의 지령에 의한 정치적 암살이라면’을 전제로 “사실이라면 전 세계가 규탄해야 마땅한 중대한 테러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안보에 미칠 영향 등을 아주 면밀하게 검토하면서 우리 안보가 불안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으시도록 잘 대처해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에 앞선 15일 “북한 정권에 의해 저질러졌다면 정말로 경악스러운 일”이라며 “북한 정권의 비정상성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야권이 이처럼 ‘안보 공세’를 강화하는 것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김정남 피살이 지지율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계산에 의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20일 리얼리터가 발표한 2017년 2월 3주차(무선 90: 유선 10 비율, 전국 2521명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17일 일간집계에서 사상 처음으로 50% 선을 넘어서고, 주간으로도 47.7%를 기록하며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주자 지지도에서도 민주당 소속 대선주자들의 지지율 합계가 60%를 넘어선 반면, 범여권의 소속 주자들은 하락했다.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지난주 보다 0.7%p 하락한 8.8%를 기록했다. 국민의당 역시 지난주 보다 0.1%p 하락한 11.5%를 기록하며 횡보를 이어갔다. 

안 전 대표는 지난 18일 "국가 안보는 국가의 기본"이라면서 "국가안보를 선거와 연결 지으면 안된다"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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