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2016년 12월 29일 오후 경기 남양주 모란공원묘지에서 열린 고김근태 5주기 추모식에 나란히 참석했다.(출처=포커스뉴스)

[소비자경제=서원호 기자] ‘흥행 대박’을 예고하는 가운데 ‘역선택 투표’가 쟁점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선거인단 모집 첫날인 15일, 참여 신청자가 폭주하면서 서버가 일시 다운되는 등 폭발적인 국민관심을 받았다. 당초 민주당 측이 예상했던 200만명을 훌쩍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경선 흥행몰이에 성공하면 본선 경쟁에서 확실한 우세를 굳힐 수도 있다. 정권교체 구호를 현실화 할 수 있다.

민주당이 경선흥행의 대박을 예감하는 데는 ‘문재인 대세론’에 맞선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 급상승이다. 안 지사의 가파른 상승세는 민주당 지지층 뿐만 아니라 보수진영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보수진영이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의 국정농단 사건에 의한 탄핵심판으로 국민적 외면을 받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아직까지 당내 경선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보수진영의 박사모와 일베 등 인터넷 카페에는 "문재인 막자, 이 후보가 되는 것은 무조건 막아야 합니다"는 게시글 주장이 올라왔다. "문재인 저지,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라"는 내용이다. 이는 말하자면 보수진영이 ‘역선택’을 부추기는 것으로 이념성향의 적진에 뛰어들어 교란책을 펴겠다는 얄팍한 선거전술이다.

보수진영의 역선택은 다른 한편으로 민주당 경선에 쏠린 국민적 관심과 ‘문재인 대세론’의 위력을 반증한다. 한편으로는 안 지사의 지지율 급상승을 흠집내려는 공작일 수도 있다. 물론 ‘역선택’은 완정국민경선을 당내 경선룰로 정한 민주당으로서는 당초부터 예견됐던 부분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보수단체들의 조직적 가담은 아니었다.

◆ 안희정, 민주당 경선흥행 주역으로 부상

안 지사는 ‘이달 내에 25% 지지율’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17일 안 지사는 22%를 얻어 한국갤럽(95% 신뢰수준, 표본오차는 ±3.1%포인트) 조사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겼다. 안 지사는 지난 10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지난 조사보다 무려 9%p 오른 19%를 기록했다. 그렇다보니 안 지사의 지지율은 2주 만에 무려 12%p 상승했다.

특히 안 지사는 '지역별' 지지도에서 보수 정당의 표밭인 '대전/세종/충청'권에서 34%를 얻어 문 전 대표(24%)에 비해 10%p를 앞서 1위를 차지했다. '이념성향별'에서도 보수층에서 23%를 기록하며 문 전 대표(16%)보다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 지사의 지지율이 이처럼 급상승하자, 그 이면에는 ‘보수층의 역선택’이라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선언 이후 안 지사가 이념적으로 중도 보수층과 지역적으로 충청권 지지층을 상당수 흡수했다는 관측도 현실화되고 있다.

게다가 대연정 제안과 각종 정책에서 ‘우클릭’하는 듯한 행보를 보인 것도 중도보수층의 표심을 끌어당겼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안 지사의 지지층을 보면 민주당보다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응답자들이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역선택에 대해 안 지사측은 “대한민국의 현실을 외면하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있다. 안 지사 캠프 대변인을 맡고 있는 박수현 민주당 전 의원은 “국민의 목소리에 응답하는 정치인을 두고 역선택이라고 지적을 한다면 국민을 모르는 소리”라며 “박사모나 우리 당 성향에 전혀 반대되는 사람들이 대서 참여한다는 분위기가 감지될 때 오히려 우리 당을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분들이나 탄핵을 걱정하는 분들,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많은 국민이 더 많이 참여해서 그런 시도를 봉쇄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역선택 안희정’이 민주당 경선흥행의 돌풍으로 대박을 터트릴 수 있다는 해석이다. 역선택 역설이 문재인 흥행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 역선택의 역설, 문재인 측 ‘지지층 결집’ 기대 충만

문 전 대표측이 ‘역선택 투표’ 가능성에 우려를 내비치면서도 이를 지지층 결집의 호재로 보는 시각이 그것이다. 문 전 대표의 비서실장인 임종석 전 의원이 “역선택의 조짐과 우려는 분명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영화 최종병기 활에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다. 극복하는 것이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똑 같은 마음으로 역선택의 역풍을 극복해 나가겠다”고 강조한 대목이다.

박광온 언론지원단장도 “역선택을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정권교체라는 국민의 거대한 참여물결에 역선택은 힘을 발휘할 수 없다. 선거인단 100만, 200만, 300만이 되면 일부 악의적인 역선택은 자연스럽게 정제될 것이다”며 국민 참여가 늘어갈 것에 더 큰 기대를 걸었다.

‘역선택의 역설’로서 문 전 대표 측의 지지층 결집이라는 흥행을 예감하는 여론조사가 주목되는 이유다. 지지율 독주 중인 문 전 대표는 이날 한국갤럽이 발표한 조사에서 지난주 보다 4%p 오른 33%로 1위 자리를 지켰다. 단순 계산으로 안 지사의 3% 지지율 상승보다 1%P더 높게 올랐다. 두 사람이 동반상승했지만, 문 전 대표가 더 상승했다.

또 문 전 대표는 충청을 제외한 전 지역, 20~40대 연령층에서 1위를 달렸다. 민주당 지지층의 61%, 진보층의 53% 지지를 받아 젊은층과 전통적 지지층, 진보성향 유권자의 표심을 얻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민주당 지지율도 40%대로 고공행진 중

한편, 한국갤럽의 이날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4% 포인트 상승한 44%를 기록했다. 민주당 계열 정당 지지율이 40% 선을 유지한 것은 김대중 대통령 취임 첫해인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앞선 16일 리얼미터의 2월 3주차 정당지지율 조사 결과에서도 민주당은 45% 지지율을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16.2%)과 바른정당(6.0%)보다 두배 이상 높다. 보수정당에 야당인 국민의당(11.5%)과 정의당(5.8%)을 합한 지지율보다도 높다.

민주당은 PK(부산·경남·울산)와 충청권, 서울, 30대와 50대, 중도층과 진보층에서 상승했다. 반면, TK(대구·경북)와 호남, 40대, 보수층에서는 하락했는데도 TK(대구·경북)를 포함한 모든 지역에서 선두를 유지했다.

물론, 민주당의 지지율 상승은 ‘역선택 안희정의 역설’뿐만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국정농단 사건과 탄핵정국, 촛불광장 민심의 수혜 덕분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