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할인마트·정육점 “소비 위축 아직 큰 변동 없다”

구제역 전국 확산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우유파동과 소고기 기피현상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소비자경제=이창환 기자] 계란 파동에 이어 우유·소고기 파동이 올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있으나 크게 염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혹시 모를 상황에 대한 당국의 사전 대비가 요구된다.

홈플러스는 16일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현재 “(구제역으로 인한) 소고기 가격이나 판매량은 크게 변동 없다”며 “상시 2주 정도 물량을 비축하고 있어 염려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마트의 경우도 “구제역 관련해서 상품가격이 오른 품목은 없다”며 “다만 지난 한 주 우유 판매량이 조금 저조하긴 했으나 큰 변동 폭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경북 농협과 축협이 합자해 ‘한우직판’과 ‘정육식당’을 운영하는 경북 영천의 ‘축협 프라자’는 <소비자경제>과의 통화에서 “TV에서는 구제역 말이 많은데 아직 손님이 줄어들지는 않았다”며 “졸업시즌이라 오히려 많은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가격변동에 대해서도 “설날 판매를 위해 낮춰진 가격이 조금 올라 평년가격을 되찾았다”며 “좀 불안해도 아직 예의주시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전북 정읍에서 AI 확진 판정이 난 이후 12월부터 민족 최대 명절인 설날 까지 계란 파동이 두 달여를 이어갔다. 당시 정부는 계란을 2400만 여개나 수입하면서 계란 값 고공행진을 막느라 진땀을 뺐으나 여전히 계란 값은 예년의 가격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구제역이 충북 보은과 전북 정읍에서 발생하고 O형 구제역 확산을 우려하는 가운데 경기 연천에서 A형 구제역까지 발생하면서 정부와 방역 당국은 긴급하게 백신을 공수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더욱이 A형 구제역의 경우 지난해 베트남에서 발생한 돼지 구제역과 99.8%의 상동성을 보이는 등 돼지의 구제역 확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에 사는 주부 김 모(43)씨는 “구제역 뉴스만 봐도 시장가기가 두렵다. 닭고기에 이어서 소고기, 돼지고기도 먹기 불안하다”며 “정부가 좀 빨리 대책을 세워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의 한 프랜차이즈 정육점 관계자도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1~2주 전과) 아직 가격은 크게 차이가 없다”면서도 “다만 손님들이 좀 불안하신지 자주 물어본다”고 전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가운데 AI에 이어 구제역까지 전국 확산이 우려되면서 AI 확산에 따른 닭고기 기피현상과 유사한 소고기 구매 기피현상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우유의 경우 계란과 달리 유효기간이 길지 않고 신선도를 지속 유지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만큼, 백신수급 뿐만 아니라, 혹시 모를 상황에 대한 사전대비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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