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라이프앤진 방판대리점과의 약속 ‘내용 바꿔’

KGC라이프앤진 오세한 대표가 서울역에서 설명회를 통해 대리점주들에게 약속했던 내용은 담화문에서 달라지면서 방판대리점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소비자경제=이창환 기자] KGC인삼공사가 ‘KGC라이프앤진’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던 ‘갑질논란’이 ‘KGC인삼공사 동인비 대리점’으로 확산됐다.

KGC인삼공사의 자회사인 KGC라이프앤진은 지난 1월 3일 홍삼화장품 ‘동인비’ 제품의 ‘출하가 인상’과 방문판매원의 개인사업자 등록을 골자로 하는 ‘후원방문판매 도입’등 두 가지 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해 점주들이 ‘인삼공사의 갑질횡포’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앞서 KGC인삼공사는 KGC라이프앤진의 자회사 편입과정에서 6개 부서를 4개로 축소해 일자리를 잃은 직원들이 줄줄이 퇴사하면서 ‘갑질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번 방판대리점에 대한 정책변경에 ‘동인비 비상대책위원회’는 “KGC라이프앤진이 정책결정자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인삼공사의 결정”이라며 “KGC인삼공사 박정욱 사장은 책임있는 답변을 해야 한다”며 KT&G 대치동 사옥앞에서 반대집회를 열었다.

KGC인삼공사는 모회사인 KT&G로부터 KGC라이프앤진을 186억원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매입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후 KGC인삼공사는 9월부터 홍삼성분 화장품 ‘동인비’를 자사제품으로 홍보하면서 마케팅·연구개발과 인력, 판매처 확충 등 ‘동인비’ 브랜드 다지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KGC라이프앤진 관계자들은 ‘동인비 비대위’ 집회에 대해 “우리와 할 얘기를 인삼공사에 와서 따지냐”며 KGC인삼공사로 파장 확산을 경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비대위 관계자는 “박정욱 KGC인삼공사 사장의 책임있는 답변”을 요청했다.

‘동인비 비대위’가 책임있는 답변을 해줄 수 있는 사람과의 협상테이블을 마련해 줄 것을 KGC측에 요구하는 동안, KGC라이프앤진은 직원들을 동원해 비대위와 협의없이 일부 대리점주 30명을 방문해 서울역에서 가질 설명회에 참석할 것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는 KGC라이프앤진 오세한 대표 및 임직원들이 참여했고 서울역 4층 회의실에서 30여명의 지사장 및 대리점주들을 만나 설명회를 열었다.

일부 지사장들이 “비대위 있는데 왜 안부르냐”라고 하자, KGC라이프앤진 측은 “그 분들이 누군지 또 그들이 대표성이 있는지 몰랐다”고 답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회사측은 지난 1월 3일 간담회 때 발표한 ‘출하가 인상’, ‘5월부터 후원방판 전면도입’을 원안대로 진행하자고 설득했으나, 비대위를 제외한 대리점주들임에도 한목소리로 “정책변경 철회와 내년부터 순차적 진행”을 요구했다.

양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던 당시 한 대리점 관계자가 “KGC인삼공사 입김 때문에 사장님이 권한이 없어서 그러는 것 아니냐”라고 하자 KGC라이프앤진 오세한 대표는 “아니다. 방판 확대와 회사 키우려고 낸 정책”이라고 답했다.

이에 점주들이 “그럼, 우리도 준비기간을 달라”며 “길바닥에 나앉을 지경”이라고 요청하자, 오 대표는 “1년 뒤부터 하겠다”라며 수긍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오세한 대표는 이날 “회의를 거쳐 17시까지 EBS(자체 내부망)에 올리겠다”고 했으나, 시간을 훌쩍 넘겨 올라온 오 대표의 ‘담화문’은 약속과 달랐다.

오 대표의 담화문은 ‘출하가 인상 및 신후원방판정책 시행 보류’라는 제목으로 게시됐지만, 출하가 인상망 보류됐을뿐 “5월자 희망 대리점 전격실시, 시행 대리점 적극지원”등 간담회의 약속과는 내용이 달라 점주들의 혼란을 야기시켰다.

방판대리점 한 관계자는 “애초 ‘비대위’를 뺀 간담회도 좀 이상했다”며 “그나마 ‘1년 뒤 실시’를 약속해서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회의하면서 내용을 바꾼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후 약속과 달리 바뀐 내용에 대해 ‘동인비 비대위’측이 KGC라이프앤진 측의 해명을 듣기위해 ‘오세한 대표와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오 대표 측은 현재까지 묵묵부답이다.

비대위는 “조만간 ‘대리점 협의회’를 구성할 예정”이라며 “기업들의 횡포가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결국 KGC라이프앤진의 방판대리점 정책변경은 일부 대리점주들에 대한 ‘달래기’ 만남으로 우회 전략을 써서 원안대로 5월부터 시행하게 된다.

‘KGC인삼공사’는 최초 ‘정책변경’을 일방적으로 발표하기 하루 전인 1월 2일자로 홈페이지를 통해 “화장품이 가장 많이 판매되는 ‘방문판매’ 채널을 적극 활용하는 양면전략을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게시하고 있다.

방판대리점주들과의 갑작스런 간담회가 진행했던 1월3일 KGC라이프앤진이 발표한 정책변경의 주도권은 오 대표 측이 아닌 KGC인삼공사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KGC인삼공사는 지난해 9월 ‘동인비’를 자체 대표 상품으로 홍보를 시작하며 마케팅·연구개발 확충을 계획했고, 이에 오세한 대표를 KGC라이프앤진 대표이사로 영입해 같은 달 4일 취임식을 치렀다.

KGC인삼공사 홈페이지 게시판 등록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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