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부터 약 10년간 계속된 가혹행위…아이들 '신고하면 버려질까 두려웠다'

아이들은 가혹행위를 신고할 경우 보육원에서 버려질까 두려웠다고 밝혔다 (출처=pixabay)

[소비자경제=나승균 기자] 말을 듣지 않는다며 어린이들을 때리고 바가지에 오줌을 눴다며 자기 오줌을 마시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일삼은 보육교사 등 8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19일 수원지검 여주지청은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여주의 한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보육원에서 근무한 장(40·여)씨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변(36·여)씨 등 3명은 불구속기소, 2명은 약식기소했다. 

장씨는 2011년부터 1년여간 화장실 청소를 하지 않거나 공용 세탁기에서 자신의 빨래를 제때 찾아가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6∼12세 어린이 8명의 얼굴과 엉덩이를 손과 각목으로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는 여자 어린이가 말을 듣지 않자 몽둥이와 파리채로 얼굴을 수차례 때리고 흉기로 손가락을 자를 것처럼 겁을 줬으며 속옷만 입힌 채로 보육원 건물 계단에 1시간가량 세워놓았다.

또 청소용 바가지에 오줌을 싼 어린이에게 다른 어린이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오줌을 마시게 했고 빨래를 하지 않은 어린이에게는 신던 양말을 입에 집어넣기까지 했다.

사소한 생활규칙을 어긴 어린이들에게 다른 어린이들과 대화와 접촉을 금지하는 일명 '투명인간' 벌칙, 학교에 갈 때 속옷이나 양말착용을 금지하는 등 정서적 학대도 일삼았다.  

다른 교사들도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간식을 몰래 먹었다는 등의 이유로 어린이들을 각목, 빗자루 등으로 멍이 들 때까지 때리고 뜨거운 철판에 손을 가져다 대도록 해 화상을 입히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어린이들을 학대하는 시간이 길어질 때는 자신들의 손을 보호하기 위해 바세린을 바르거나 장갑을 끼기도 했다.

불구속 기소된 변씨 등은 2007년부터 최근까지 생활규칙 위반 등 잘못을 바로잡는다며 어린이들을 가죽벨트, 주삿바늘로 때리거나 찌르고 지적장애를 앓는 어린이가 밥을 먹다가 구토하자 토사물을 먹이는 등 수차례에 걸쳐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8월 보육원에서 근무하던 현직교사가 경찰서에 제보해 전모가 드러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보육원 입소 어린이 90여명을 상대로 전수 조사를 벌여 40여명이 2007년부터 최근까지 아동학대를 당한 것으로 파악했다.

한편 피해를 당한 어린이들은 보육원에서 버려질까 두려워 신고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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