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의 피의자 신분.. 이번엔 '뇌물공여 혐의'

박근혜 대통령은 2015년 12월 삼성바이오로직스 기공식에 참석해 이재용 부회장을 격려했다. 대통령이 민간기업 기공식에 참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출처=청와대)

[소비자경제=서원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공여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오늘(12일) 오전 9시 30분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나와 조사를 받는다.

이 부회장은 지난 9일 미래전략실의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 등 삼성그룹 핵심 수뇌부가 동시에 특검 조사를 받은 지 사흘 만이다. 이 부회장은 9년 전인 2008년 2월 28일 에버랜드 전환산채 저가 발행 사건 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으로 당시 조준웅 특검팀에 소환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받은 바 있다. 

특검은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독대한 2015년 7월 25일로부터 이틀 뒤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 독일로 출국했고, 한달 뒤인 8월 26일 최순실씨의 독일 법인 코레스포츠와 220억원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35억원 가량을 송금한 것에 주목했다. 당시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달려있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이 찬성한 시점과 겹쳐 있다.

특검은 또 삼성이 최씨의 딸 정유라에게 43억원에 달하는 명마를 제공하고,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원을 부당하게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특검은 최씨가 설립을 주도한 미르·K스포츠재단에도 204억원의 기금을 출연한 것도 ‘뒷거래 의혹’의 하나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는 것은 이 부회장의 삼성이 최씨 일가에게 제공한 돈의 성격은 정부가 조직적으로 삼성합병을 지원한 대가로서 ‘뇌물’이라고 특검은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편 이 부회장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에 대해 검찰에서 “최지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등이 처리한 일이라 나는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