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병원 홍승모 연구팀, 새로운 암세포 침윤 측정법으로 암 병기 분류

(출처=아산병원)

[소비자경제=이창환 기자]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담도암 병기 분류법이 전 세계 담도암 환자의 진단 및 치료 표준 지침으로 사용된다.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홍승모 교수 연구팀은 암세포의 특정 침윤 깊이(5mm 및 12mm)에 따라 간외 담도암의 병기를 나누는 분류법을 새롭게 고안해 미국암연합위원회가 제정하는 제8판 암 병기 메뉴얼의 공식 담도암 병기 분류법으로 채택됐다고 최근 밝혔다.

미국암연합위원회(AJCC)의 암 병기 메뉴얼(Cancer Staging Manual)은 세계 의학계가 암 병기 결정시 따르는 국제 표준 지침서로서, 6∼8년마다 새로운 병기 분류 기준을 개정하는데 국내 연구팀이 제시한 기준을 공식적으로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의 새 병기 분류법은 오는 2017년 1월 1일부터 전 세계 병원 등 임상 현장에서 담도암의 병기 결정에 실제 적용되며, 기존 방식보다 병기별 생존율을 보다 정확히 제공해 환자의 치료 방향을 결정하고 예후를 예측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담도암은 위나 대장 등의 위장관과 같이 내부가 비어있는 관 형태의 동일한 구조적 특징 때문에 위장관계에서 발생한 암의 T병기 분류를 그대로 따른다. 이에 기존에는 담도벽을 이루는 점막층과 섬유근층 등 조직층의 침윤 정도가 그 기준으로 사용되었으나 연구팀은 동일한 분류법을 적용하는 것이 부정확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평활근의 분포가 담도위치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발견해 담도의 조직학적 구조가 일반적인 위장관의 구조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해 담도암 수술 환자 222명을 대상으로 기존의 T병기별 생존율을 분석했고, 2기와 3기 환자 생존율에 차이가 없음을 2005년 암협회 학술지 Cancer에 발표해 기존 분류법의 부정확성을 지적했다.

담도암 세포의 침윤 깊이를 객관적 수치로 분류했을 때 생존율의 유의한 차이를 발견한 연구는 최초였으며, 2007년 미국 외과병리학 학회지(American Journal of Surgical Pathology)에 발표됐다.

기존 간외 담도암 병기 분류의 한계를 극복하고 병기별 생존율을 정확히 제공한 새 병기 분류법은 암세포의 특정 침윤 깊이라는 객관적 지표로 병기를 쉽게 분류할 수 있어, 미국암연합위원회가 제시한 새로운 간외 담도암 병기로 최종 채택될 수 있었다.

홍승모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교수는 “국제표준으로 사용되는 미국암연합위원회의 암 병기가 국내 연구자와 서울아산병원의 임상 자료를 이용해 개정되었다는 것은 처음 있는 사례로 그 의미가 특별하다”며,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암 진단 및 치료 성적을 바탕으로 담도암 치료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담도암 뿐 아니라 췌장암, 담낭암 등 췌담도계에서 발생한 암에 대한 보다 정확한 암 병기 개발을 위해 연구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