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반 총장측 사람 만났다... 새누리당·민주당 안 갈 것”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사진출처=포커스뉴스)

[소비자경제=서원호 기자] 오는 31일 임기를 마치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최순실 게이트 사태의 한국을 ‘6.25 전쟁을 제외한 최대 정치혼란’으로 규정했다.

반 총장은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외교협회(CFR)가 주최한 초청 간담회에서 연설한 후 질의·응답 과정에서 중국·북한의 위협에 관한 질문을 받았으나, 답변에서는 현 한국 정세에 대한 날선 비판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반 총장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통치와 비교하거나, 박 대통령이 자주 사용했던 ‘신뢰와 배신’의 용어를 등장시키며 “한국민은 올바른 지배구조가 완전히 결핍된 것에 몹시 좌절하고 분노하고 있다”고 전제한 다음 “국민은 국가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배신당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 총장은 “나는 70년을 한국 국민으로 살아 왔지만, 우리는 한국전쟁을 제외하고 이런 종류의 정치적 혼란을 경험하지 못했다”면서 “1979년 시해된 그녀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때에는 한국인들이 격변의 과정을 헤쳐나오던 시기였다. 그런데 지금은 평화롭고 매우 민주적이며 경제적으로도 어렵지 않은 사회임에도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개탄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2012년 대선 과정에서 ‘신뢰의 정치’를 내세웠고, 지난해에는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 퇴진에 앞서 새누리당 내 ‘배신의 정치’를 비판하면서 “4년 전 대선에서 선출된 박근혜 정부를 신뢰했으나 리더십 부재에 배신을 당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반 총장은 이날 뉴욕 유엔 본부에서 가진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한국인들이 맞닥뜨린 또 하나의 큰 위기”라며 “앞에 놓인 도전과제들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줄 새로운 ‘포용적 리더십’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31일 임기를 마친 뒤 구상에 대해 “정치 지도자, 시민사회단체 인물, 친구들을 포함해 가능한 많은 이들을 만날 것이다. 내 조국을 위해 무엇이 최선이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대권 도전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한편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18일 전북 부안 대명리조트에서 개최된 전북도당 핵심당원 연수에서 가진 특강을 통해 “전날 반 총장 측에서 사람을 보내 만났다”라며 “반 총장은 새누리당 쪽으로 가지 않을 것 같고, 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표가 있기 때문에 더더욱 가지 않을 것 같다”고 반 총장의 행보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여러 사람이 (국민의당에) 와서 세게 붙어 경쟁할 수 있도록 공정하게 경선 규정을 만드는데 희생할 각오가 돼 있다”며 대선 다자 후보군의 필요성을 역설,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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